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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돈하 역사칼럼, “안중근 의사 조카며느리(질부) 박태정 선생 별세”

이순락기자 0 1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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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재야청년사학자 도경당 류돈하 ~


응칠 안중근 의사의 조카며느리(질부:姪婦) 박태정 선생이 별세하셨다고 한다. 가난과 병마로 쓸쓸히 만년을 보내셨다 하니 이는 진실로 망극한 일이다. 그러나 이는 비단 박태정 선생만 그러한 것이 아니다. 구국광복운동에 헌신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생애와 그 유족들의 고통과 역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임청각 종손인 석주 이상룡 선생의 자손들은 굶주리다 못해 고아원에서 성장해야 했으며, 석주의 제자 추산 권기일의 아들과 손자는 리어카를 끌며 간장을 팔거나 막노동을 해야만 했다. 우당 이회영의 아우 성재 이시영 부통령의 며느리 서차희 선생은 80여 년간 가난을 겪다가 2010년 무렵에야 겨우 기초생활 수급 혜택을 받았다. 또 왕산 허위의 삼산형제 집안은 어떠한가. 어떤 이는 소련 독재자 스딸린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인해 원치 않는 디아스포라를 당했으며, 또 어떤 이는 국내에 정착해 있더라도 역시 가난하게 삶을 이어왔다.

 

대를 이어 독립운동을 지속한 집안의 후손들은 물론이거니와 독립운동가의 자손들은 하나같이 비극의 삶을 살았다. 일본 강제 침략기에는 왜인들에게 탄압받고, 해방이 되자 좌익 빨갱이로 몰려 역시 탄압받았다. 그 슬픈 비극의 역사를 어찌 쉽게 잊을 수 있겠는가.

 

해방 이후 이승만을 필두로 여러 군부 독재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건국의 아버지, 산업개발 경제를 이끌며 경제성장의 아버지로 각기 추앙받았다. 그것은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이번에 죽은 노태우는 전두환과 더불어 희대의 난신적자일 뿐인데도 이른바 양심있는 자로 언론에 의해 평가되고 있다. 이런 식의 평가는 매우 위험하다. 이를 볼 때 친일 잔재는 접어두고서라도 독재의 그림자가 아직도 현재의 우리를 발목 잡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다.

 

진실로 추앙되어야 할 분들은 오랫동안 역사의 어둠에 계셔야만 했다. 뭇 선비들의 꿈은 죽은 뒤에도 이름이 일컬어지는 것이건만(논어 위령공) 정작 국가와 민족을 위해 위국진충을 지향한 독립운동가들은 제대로 된 조명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슬프다. 슬프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잊지 않는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박태정 선생님 부디 영면하소서.

 

~ 도경당 류돈하 쓰다 ~

 



기사등록 : 조은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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