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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8.25 남북 고위급 합의”의 성과와 과제

이순락기자 0 5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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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새벽 43시간의 마라톤 협의 끝에 남북이 합의한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얼마나 다행인가. 이로서 최악의 군사 대치국면으로 치달았던 남북관계가 대화로 풀어졌다는 커다란 수확을 얻었다. 이 합의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전쟁 없이 국가의 의무인 국민의 안전을 지켰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자칫 잘못될 수도 있었던 마라톤 협상과정에서 놀라울 정도로 침착함과 인내심을 발휘했다.”는 존 메립 前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국장이 동아일보에 기고한 ‘특별기고’에서 평가한 것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의 주요 언론에서도 한결같은 ‘환영’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즉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으로부터 확실한 사과를 얻어내지는 못했지만 한국의 승리(a win for Seoul)로 보인다.”고 했고, 뉴욕 타임즈는 “북한의 유감표시는 박 대통령이 요구한 사과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남북문제에 관한한 북측에 보다 우호적인 입장에 있는 중국 관영 신화사 통신은 ”양측이 43시간에 걸친 대화 끝에 한반도에서 긴장을 줄이는데 합의했다.“ 고 했으며,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는 ”북한이 지뢰사건에 대해 사과했다.“고 전하면서도 북한이 합의문에서 명시적으로 책임을 밝히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여야 정치권도 남북 합의에 관해 ‘남북관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환영일색이었다. 즉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의원 연찬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확실한 원칙고수, 군의 단호한 태세, 여야의 초당적 대응 등이 하나가 돼 이끌어 낸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반도에 드리워졌던 위기의 먹구름이 걷혔다.”면서 “남북 당국이 고위급 대화와 협상을 통해 위기상황을 해결하는 합의에 도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음은 물론이다. 즉 대통령 정무특보인 김재원 의원이 라디오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을 만큼 남북 간 신뢰가 형성될 수 있고, 여러 조치가 있다면 그 다음 단계로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내다본 것을 두고 말함이다.

이번의 남북 대표단의 합의사항 6개 항을 보면 남북이 원하는 사항이 고루 들어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남북이 서로 윈-윈 했다고 보아야 한다는 평가와 함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첫발을 뗀 것이 귀중한 성과일 것이다. 협상에는 항상 상대가 있기 때문에 100% 우리 뜻만 관철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한 차원에서 보면 “북한의 유감표명이 과거보다 진전된 것은 맞지만 우리가 의도하는 것을 모두 관철시켰다는 해석은 정부의 자화자찬이다.”는 견해와 더불어 “북한이 현재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는 평가도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남북 합의가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것만큼은 사실이지만, 향후 남북관계를 장밋빛으로만 전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주어진 과제일 것이다.

그러므로 당면한 과제로서 남북이 추석을 맞아 갖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부터 반드시 실현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것은 합의문에서 당국 회담 조기 개최와 민간교류 활성화라는 단초를 열어놓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이행될 수 있는 과제가 될 것이다.

남북관계는 무엇보다 남북 당국자들이 인내와 진정성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북한의 경우 곧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 있고, 우리로서는 내년에 있을 연례 한미연합군사연습 등이 있어 북한이 다시 도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신중한 견해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남북관계의 변화무쌍한 상황을 되돌아보면서 ‘북한이 곧 붕괴할 것’이라는 기대로 있을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문제에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대북정책 입안이 요구될 것이다. 남북관계에서는 낙관도 비관도 아닌 돌다리를 거듭 두드려 보는 냉철한 접근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2015.8.26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 gbm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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