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필드]학교 행정실은 교육기관이 아닌가요?

이순락기자 0 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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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두 이순락

 

필자가 젊은 날 대학에 처음 입학하였을 때 법대 건물 벽면을 가득 메운 글씨, “예(禮)는 학문(學問)에 앞선다.”는 공자 말씀이 있었다. 내가 그 짧은 경구를 본 후 일생동안 마음에 지배하는 가장 귀중한 말 중의 하나가 되어 평생 간직하고 있다. 모름지기 공부를 하는, 교육하는 곳이라면 꼭 가르쳐야 할 말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지난 달  9월 28일 오후였다. 장천면에 있는 어느 요양병원에서 있었던 모 연예인 협회의 병원 공연 봉사 취재가 있어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목에 ㅇ고등학교를 방문했다. 교문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들어선 곳이 그 학교의 행정실 이었다. 그 전날 이 학교 행정실 여직원과 통화도 했던 일이 있어 방문하면 반갑게 응대해주면서 차 한 잔이라도 마시고 가라는 환영을 해주리라는 기대를 하고서. 그런데 기자신분을 밝히면서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표정들이 모두 너무도 이상했다. 마치 내가 무슨 구걸하러 간 걸인이라도 되는 듯이 보였던지 모두가 같잖다는 표정으로 앉으라는 말도 없이 쫓아 보내듯 했다.

 

“제가 구미에서 인터넷신문 일하는데요. 어저께 고등학교 농악팀이 전국대회에서 대통령상 받았다고 해서 내가 크게 보도도 해드렸습니다. 그래서 반가운 생각에 지나는 길에 들렀습니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곳 과장인지 실장인지 상급자로 보이는 자가 마치 ‘그게 무슨 대수냐?’는 식으로 흘깃 쳐다보는 품이 너무도 모욕적이라 창피스러워 도망치듯 쫓아 나왔던 것이다.  저 행정실은 ㅇ학교와 관계없는 곳인가? 라는 엉뚱한 의문도 가지게 했을 정도였다.

 

‘학교가 저 모양이니 학생들이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들 무슨 대단한 앞날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하는 원망스런 애꿎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더구나 사람들 대하는 태도가 저 모양이니 과거 저 학교 재단관계자가 모 국회의원이고 ‘그 위세가 얼마나 대단 했던가’하는 생각까지 미치다가 시중에 떠도는 카드라 방송에서 ‘구미 말아먹은 5적중의 하나’로 입방아 찢기는 게 틀린 말이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교 행정실은 비록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은 담당하지 않지만 그래도 일반 사회의 여타 관공서나 공공기관 내지 회사 등과는 다른 곳이 아닌가. 옛 말씀에 서당 개 3년에 풍월 읊는다는 얘기도 있는 데, 엄연히 교육기관이면서 그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예(禮)를 모르는 곳이니 저런 학교에서 과연 학생들이 인성교육을 받기나 하는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인근에서 취재한 요양병원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최근 그 병원의 문제로 동네 주민과 큰 마찰이 있는 사정임에도 불구하고 기자에게 겉치레가 아닌 예의바른 안내가 학교 측의 무례와는 너무도 대조적이었다.

 

한편 필자가 최근 모 시의원의 아름다운 장학사업에 관해서도 칭찬, 보급코자 보도하며, 상공회의소 목요조찬회에서 있었던 그의 시정을 위한 홀로 투쟁(?)하는 헌신적 모습에 감동받아 역시 언급하며 보도를 했었던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보도 사실을 알리고 (기사에)관심을 부탁하노라고 문자도 보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에게 보낸 문자도, 우리 신문을 읽지도 않은 탓인지 대답이 없었다. 아마 다분히 고의로 무응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 그가 힘들게 노력하여 학교를 유치, 설립케 되었는데 그 일에 대해서 지역의 도의원도, 국회의원도 모두가 한몫을 했다고 주장들을 했다. 전후 사정을 확인한 바에 의하면 모두가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래서 필자가 이런 사실을 보도했더니 아마 그게 그 시의원에겐 대단히 불쾌했던 것으로 여겨졌던 것으로 보였다. 그 이후 기자에 대한 응대가 소위 말하는 영혼없는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인사치례만 하고 있으니 말이다. 흔히 알고 있는 얘기처럼, 고양이는 3년을 먹여도 한 번 잘못하면 그 잘못한 것을 기억한다는 말이 있다고 하더니...

 

지인이었던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가 힘들게 공부하여 대망의 ‘박사학위’를 받았던 것이다. 그 박사라는 네임‧밸류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사람들로부터 ‘저 친구는 박사가 사람 버리게 됐다’고 할 정도였다. 그의 눈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든 모두가 자기 아래로 보이는 것인지...
필자는 학위가 없다. 공부를 그렇게나 힘들게 하고서도 지도교수의 비인격적 자세에 학위도 포기했지만 평생 후회가 되고 있긴 하다. 특히 지금 얘기하고 있는 그런 자들을 보면 더욱 후회막급일 뿐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그 시의원도 박사학위 가진 분이다. 참 대단하시다.

‘예(禮)는 학문(學問)에 앞선다.’는 공자님의 말씀은 역시 깊이 새겨야 할 일이다.    

2017.10.03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 gbm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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