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사학자 류돈하 칼럼, '삼분(三分)'

이순락기자 0 4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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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야 사학자 류돈하 선생 ~


민주노총각 류돈하는 본디 안동대도호부 풍산현 사람이라.

일찍이 사이버조선왕조에 입조하여 소과에 입격해 생원이 되었더라.

후에 대구 달서구 월촌골로 이주하여 거주하였다.

학문에 뜻한 바가 있어 사마광의 자치통감과 칼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펴놓고 읽다가 문득 스스로 탄식하여 말하길

"단군조선과 하..주 삼대가 열린 이래 어찌 이런 돌대가리가 있단 말인가.

옛사람이 해동석두海東石頭라 하였으니 이는 나를 두고 이르는 것이라."라고 하였다.

류생은 곧장 대문을 박차고 나서 인근고을 달성군 하빈에 있는 공장으로 취업하여 노동을 하게 되매 약 3일이 지나자 서씨성을 가진 어떤 관리자가 서서 류생에게 말했다.

"사무실에 동그란 안경을 착용하고 동글동글하게 생긴 경리선생이 있을 것이외다.

그를 찾아간다면 지문등록에 능히 작업복과 작업화를 얻을수 있을 것이오.

그것을 얻는다면 어찌 천하를 얻었다 하지 아니하리오."

류생은 그말을 따라 한가한 휴식시간에 경리선생이 자리한 사무실로 향하였다.

사무실에 당도하니 입구에 사람.기술.도전이란 현판이 걸려 있었다.

"사람.기술.도전이라..

사람을 중심으로 한 가치관에 기술이 이루어지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면 그것이 곧 세 솥발을 이루는 것이 아닐지언가.."

류생이 우두커니 읊조리다 왠 사내가 팔짱을 낀채 입구에 들어서는 류생을 맞이하였다.

"뉘시오?"

퉁명한 사내의 물음에 류생은 읍을 하고 대답하였다.

"시생은 대구광역시 달서구를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여기 입사를 하여..."

그러자 사내는 정색하며 대꾸하였다.

"너무 길어요! 유황숙(劉皇叔)이세요?"

류생은 약간 어린티를 내는 동자같은 사내에게 다시금 정중히 답하였다.

"유황숙은 아니고 한숙(韓叔:한국인아저씨)이긴 합니다.

제가 여기에서 앞으로 근무대업을 세우고 가세의 부흥을 이루고자 경리선생을 찾아왔소이다.

경리선생은 안에 계시오이까?"

류생의 간곡한 말에 사내는 그제서야 정중히 읍하였다.

그러나 곧 난처한 표정으로 경리선생이 잠시 출타중이니 이따가 다시 오라 하였다.

류생은 늦은 오후에 다시 방문하매 이번에는 경리선생이 화장실에 갔으니 내일 다시 오라 하였다.

이틀날 류생은 저벅저벅 사무실로 세번째 방문을 하였다.

현장에서 사무실로 가는 중간에 휴게실이 있었다.

그곳에 휴식하던 산동성출신 한인(漢人)이 맛깔나게 노래가락을 흥얼거리니 대륙의 흥이 느껴졌다.

잠시 도취되다시피한 류생은 정신이 번쩍들어 사무실로 들어갔다.

사무실입구에서 약 중간쯤에 어느 동그란 안경을 쓴 앳된 이가 있었다.

비록 옥골선풍은 아니나 학창시절 모범생과 같은 풍모를 지녔으니 바로 경리선생이었다.

"경리선생. 시생이 오늘 선생을 처음 뵙습니다.

저는 장차 근무대업을 완수하고 가계의 부흥을 위하여 지문등록과 장비 일체를 지급받고자 하니 선생이 이를 일러주소서."

류생의 간청에 경리선생은 길게 읍하고는 작업자인 류생의 얼굴을 즉석에서 촬영하거니와 지문등록을 진행하였다.

그리하여 류생은 마침내 장비일체를 지급받게 되었다.

얼마후 경리선생은 손부채를 만지작거리며 서서히 읊조리듯 회사생활의 계책을 말하였다.

"사진촬영은 작업자의 식별을 하기 위함이고 지문등록을 해야 출퇴근.식당급식에 유리합니다.

또 장비일체를 지급하는 것은 회사의 근면을 꾀하고 안전작업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니 이는 솥의 세 발과 같으매 이리하여야 회사의 일원이 될수 있는 것입니다."

류생은 경리선생의 신묘한 계책에 경탄을 금치 못하여 무릎을 탁치고 경리선생에게 읍하였다.

"선생의 말을 들으니 답답했던 가슴이 마치 개비스콘과 같이 뻥 뚫리는구려!"

경리선생은 화색이 도는 류생을 향해 생글거리는 안색으로 빙긋 웃어주며 말하였다.

"(빙긋)오늘 점심은 카레입니다."

류생은 황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며 기뻐하였다.

"노라조 조빈 공께서도 옛적 카레를 찬탄해 마지 않으셨소.

이 카레야말로 천하삼분카레라고 할 만하오! 어허허~"

류생은 흡족일색의 얼굴로 사무실밖을 나와 시간을 보매 오후 1 3분이었다.

(회사 점심제공 시간:12~13 30)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 gbm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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