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박사칼럼]구미시 공직자들, 그랜드 마인드(Grand Mind)를 요구한다!

이순락기자 0 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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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경북대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위원, 구미회 부회장     


구미시 공직자들그랜드 마인드(Grand Mind)를 요구한다! 


필자가 앞전에 젊은 날의 기고만장(氣高萬丈) 하며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맹사성의 이야기를 했었다. 맹사성의 일화를 하나 더 소개하고자 한다. 맹사성은 조선 역사상 좌의정을 가장 오랫동안 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몹시 가난하였다. 그는 조선 최고의 관료였고, 신분제 사회에서도 최상위에 있었음에도 서민과 하인들에게 늘 사람답게 대해주었다는 것은 그의 사람됨이 얼마나 높은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맹사성, 아랫사람에게 항상 예()를 갖추다.

 

맹사성은 평소에 말() 대신에 검은 소()를 타고 다녔으며, 하인이나 노비에는 관대했지만, 높은 벼슬아치들에게는 엄하게 대하였다. 벼슬이 낮은 사람이 찾아와도 반드시 예의를 갖추고 대문밖에 나아가 맞이하였다는 것이다.

 

그가 발탁한 인물이 수없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바로 백두산 호랑이로 알려진 김종서 장군이다. 김종서의 장수로서의 재질을 미리 알아본 맹사성은 젊은 김종서의 사소한 잘못 하나 하나를 혼내며 엄격하게 대했다. 그리고 후에 김종서를 병조판서로 천거하였고, 맹사성은 그가 좌의정 후임에 가장 엄격하게 대하였던 김종서 장군을 좌의정에 추천하여 김종서는 좌의정까지 오른다.

 

맹사성의 고향은 충남 온양이며 호는 고불(古佛)이다. 그래서 고향을 찾을 때가 많았다. 당시의 벼슬 높은 관리들은 가까운 관아를 들러 숙식을 제공받는 것이 관례였지만 맹사성은 관아에 들러 절대로 숙식을 제공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맹사성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말 대신에 검은 소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또한 어디를 방문하건 옷차림도 평범하게 하고 하인 한명만을 데리고 다녔다.

 

맹사성, 아부와 아첨을 하는 관리를 가장 멀리하다.

 

맹사성이 고향 온양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한양에서 온양사이에 있는 관아들에 소문이 퍼졌다. 당시에 맹사성에게 잘 보여 더 높은 벼슬자리를 하고 싶은 이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지금의 경기도 안성의 양성 현감과 평택의 진위 현감이 맹사성이 고향에 내려간다는 말을 듣고 장호원 근처 연못가에서 반듯하게 청소 해놓고 맹정승을 기다리다가 그만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옷차림이 허름한 노인네가 검은 소를 타고 그 앞을 지나가자 화가 나서 양성 현감이 감히 뉘 앞이라고 늙은이가 검은 소를 타고 지나가느냐호통을 치고는 아랫사람을 시켜 소를 탄 노인네를 데려 오라고 했다.

맹사성은 현감이 보낸 하인에게 온양 사는 맹고불이 제 소를 타고 가는데 누가 오라 가라 하느냐라고 말하며 그냥 지나갔다. 그 때 하인은 맹고불을 맹꼬불로 보고하자 두 현감이 술에 취해 큰 웃음으로 웃다가 나중에야 맹고불이 맹정승인 것을 알고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황급히 달려 나오다가 그만 현감의 인수(관인)를 연못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 연못을 인침연(印沈淵)으로 불렀다고 한다. 인수가 떨어진 연못이라는 뜻이다.

 

맹사성, 조선 최고의 관료이자 조선최고의 청백리였다.

 

맹사성은 조선 최고의 청백리였다. 그의 살림은 항상 검소하다 못해 가난했다. 식량은 늘 녹미(祿米)였다. 사실 녹미는 나라에서 주는 것이었는데 먹기에는 상당히 불편했다. 그래서 당시 높은 벼슬아치들은 녹미를 먹지 않았다. 그러나 맹사성은 늘 녹미를 먹었다. 어느 날 맹사성의 부인이 햅쌀로 밥을 지어 올렸더니 어디에서 쌀을 얻어왔소하고 물었다. “녹미가 오래 묵어서 먹을 수 없기에 이웃집에서 빌렸습니다.” 하니, 맹사성이 싫어하며 말하기를 이미 녹을 받았으니 그 녹미를 먹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무엇 때문에 빌렸소.”라고 했다.

 

위의 이야기를 보면 요즘 시대의 사고방식으로는 맹사성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왕조 600년사에 선비가 벼슬을 했을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교과서적으로 맹사성은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의 현대인들의 잣대로 보면 맹사성은 매우 고지식할 뿐만 아니라 융통성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꼰대 같은 인물이다. 그러나 공직자로서 교과서적인 맹사성은 지금으로서는 나올 수가 없고, 나온다 해도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을 수가 없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도 권력을 함부로 탐하지 않았다는 것과 나라와 백성의 쌀 한 톨도 탐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하겠다. 한국정치사에 얼마나 많은 권력 남용이 일어났으며, 얼마나 많은 뇌물사건이 있었는가를 볼 때는 맹사성은 600백 년 전의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인물이었지만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공직자들이 되새겨 볼 여지는 충분하다고 하겠다.

 

구미시 청렴도와 청렴의식, 시민으로서 매우 부끄럽다.

 

구미시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경북도 23개 시·군 청렴도 조사에서 3년 연속 최하위인 5등급의 불명예를 거머쥐었다. 그리고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공무원들에 관련된 구설수와 잘 잘못에 대한 소식을 접할 때 갈 길 먼 구미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과연 구미시에 그들만의 카르텔(cartel)이 있는가? 아니면 공직기강이 해이 해져서 이런 일들이 생기는가를 필자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구미시 공무원을 비판한다고 소극적 행정·사기저하운운 할 수 있는가?

 

구미시는 약 1700여명에 가까운 공무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대다수 자기 자리에서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하는 공무원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몇몇 결재권을 가진 고위직 공무원들의 말과 행동은 구미시 전체 공무원들을 싸잡아서 욕 먹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기자가 구미시 공무원들을 비판하면서 소극적 행정·복지부동·사기저하 등이 생겨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지적을 했던 기사를 보았다.

 

문제의 발단이 된 하나의 예를 보자. 구미시가 2014년부터 무을면의 돌배나무 사업을 10여 년간 150억의 예산을 들여 시행한 사업이 있었다. 국비가 100억 원 정도 들어가고, 나머지는 구미시의 예산으로 시행된 사업으로 잠정 중단되었다. 그러나 국가의 예산과 구미시의 예산이 들어간 돌배나무의 법적 소유권은 현재 구미시가 아니라 돌배나무가 심겨져 있는 산의 주인인 산주(山主)들의 것이다.

 

무리수를 두고 즉흥적으로 결정한 사업은 예산만 날린다.

 

그리고 본 건은 산림청에서 지역 산촌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공모사업으로 시행하였다. 그러나 돌배나무를 선정한 것은 구미시의 모국장이 무을면에 100년 이상 된 돌배나무가 4그루 있으니 돌배나무 사업으로 하자고 해서 돌배나무를 산림청 공모사업으로 결정하고 공모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필자는 150억 원이나 들어가는 사업이 얼마나 즉흥적이고 경솔하게 결정되었는지 그 과정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공모사업에 채택이 되면 입찰을 통하여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정상적이고 보편적임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구미시 산림조합에 사업을 진행하게 하였다. 입찰을 통한다면 공개경쟁을 통하여 많은 예산을 절약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률적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그냥 주다시피 하였다고 한다.

 

구미시민이 돌배를 따 먹으면 절도죄에 해당된다.

 

이러한 돌배나무 사업은 그 첫 단추부터 의문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리고 국가와 시의 예산이 들어간 돌배나무 사업의 돌배는 법적으로 구미시민이 하나도 따 먹을 수가 없다. 소유권이 산주들에게 있음으로 돌배를 구미시민이 따 먹는다면 절도죄에 해당된다. 이러한 돌배나무 사업이 절차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일반 시민이 보는 관점과 상식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겠다. 누가 보아도 돌배나무 사업은 상식과 보편의 범위와 범주를 벗어났다고 하겠다. 국가와 시의 예산을 특정 산주를 위해 사업을 일으키고 헌납했다는 얘기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돌배나무 사업으로 굉장히 많은 논란이 일자 해당 공무원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소문을 들었다. 공무원은 제도적·법적 범위를 넘지 않는 선에서 항상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 이 재량권도 누가 보아도 불편부당 하지 않을 때 재량권을 사용하여야 옳은 재량권이 된다. 즉 재량권을 사용할 때에는 법률적·제도적 하자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누가 보아도 일반적이고 보편타당해야 한다. 그래서 결정권자는 재량권을 적재적소에 잘 사용하였다 함에도 돌배나무 사업에 대해서는 구미시가 즉흥적이었고 적절하지 못했다는 대다수 시민들의 평가이다. 이러한 언론의 지적이 다수의 공무원을 사기저하 시킨다는 일부 언론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하여야 하는가?

 

구미시 공무원, 부적절한 언행으로 구설수에 오르지 말라!


필자가 이제까지 만나 본 구미시 공무원들은 지식적으로 풍부하고, 상당히 많은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공무원들의 부적절한 언행과 잘못된 업무는 마땅히 구설수에 오르게 되어 있다. 그 때부터 시민들은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의문이 든다고 하면 빠른 시일 내에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을 보여주고, 시정하면 되는 것을 자기들은 틀리지 않았다 식으로 일종의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따라서 의문을 해소하려는 행동은 없고, 변명으로 일관한다면 시민들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소극적 행정, 사기저하, 복지부동이 공무원들 입에서 나온다는 것은 스스로 일하기 싫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지금 국내뿐만 아니라 구미시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정말이지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공무원들은 시민들이 문제제기를 한다고 사기 저하가 되고, 결국 소극적 행정이 일어나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식의 엄포인지 협박인지 모르지만 과연 그렇게 말 할 수 있는가?

 

공무원,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보장된 직업이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항상 신분이 제도적 울타리 안에서 보장 받는 직업이다. 그래서 공무원을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선거를 통하여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대통령,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을 비정규직공무원이라고 한다. 그렇게 말하는 공무원들은 자기들을 정규직 공무원이라고 한다. 이것은 바로 공무원들의 철밥통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사고방식이다.

 

바깥세상은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쳐야 한다. 그렇다고 개인들 저마다 가지고 있는 직업이 항상 보장되고 안정적인 것도 아니다. 그래서 공무원을 선망도 하겠지만 동시에 국민들과 시민들은 공무원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가하는 것이다. 사실 구미시가 지방자치를 시작한 이래로 구미시 공무원들의 인사권을 가진 최고결정권자에게 아부와 아첨을 하여 승진하고, 잘 나간 공무원들이 있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소문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은 구미시 공무원들에게 더더욱 비판의 날과 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채찍을 들고 있는 시민이 오히려 먼저 죽게 생겼다.

 

역사적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상이 어려워지면 정치인과 공직자들에게 불만과 비판을 가하는 것이 피지배자의 감정이다. 당근이 아니라 채찍을 가하는 것이다. 채찍을 든다고 공직자가 죽지는 않는다. 현재의 경제위기로 채찍을 들고 있는 시민들이 오히려 죽어나갈 판이다. 공무원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하지만, 시민들은 매일 먹고 살기에 바빠 정신과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구미시의 현실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아마 구미시민들은 말 못하는 우울증을 지금 앓고 있다.

 

구미시 공무원, 유능하고 일 잘 하는 사람이 많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필자가 만나 본 구미시의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상당히 맡은바 일을 열심히 하고, 지식적으로도 맡은 분야에 상당한 수준의 전문적 지식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시민들이 채찍을 들고 비판하는 것은 공직자를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좀 더 잘 하라”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맡은 바 일을 성실히 하면 되는 것이다. 소극적 행정, 사기저하, 복지부동이 된다고 공무원 본인들 입에서 이러한 표현들은 나오지 말아야 한다. 이런 말들은 곧 시민들을 기만(欺瞞)하는 말이다.


거기에 시민들의 눈높이와 시민들의 입장에서 민원을 들어 주고 범위를 넣지 않는 선에서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약간만 더 첨언하자면, 똑 같은 일을 해도 친절하게 시민들을 대한다면 시민들은 친절하게 대해 준 그 공직자를 평생 잊지 않는 것이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이고 감정이다. 끝으로 필자는 구미시를 위해 현재도 노력하고 성실히 일하고 있는 많은 공무원들에게 박수와 갈채를 보내고 싶다.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 gbm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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