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돈하 역사칼럼, '군산탐방'
지난 주말 새벗도서관 길위의 인문학 전북군산 탐방을 다녀왔다..
군산으로 향하는 도중 진안휴게소에서 마이산을 처음 보았다.
신비함 그 자체였다.
~ 진안휴게소에서 바라본 마이산의 신비한 모습 ~
군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산이 적고 평야로 펼쳐져 있었다.
호남은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였거니와 임진왜란의 전란때에도 나라살림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백년전 왜인들이 이 곳을 점령하면서 피땀흘려 농사를 지은 농민들의 곡식을 수탈하였다.
군산은 아픔과 슬픔이 베어 있는 곳이다.
1899년 근대화 시기에 개항되어 경술국치 후
해방이 되는 순간까지 일본제국주의의 수탈기지가 된 군산의 역사는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1944년 종이를 나르기 위해 놓여진 철길에 조성된 경암동철길마을은 민중들의 삶과 애환이 그대로 녹아있는 곳이었지만 현재는 추억을 사고파는 점빵들로 채워져 있다.
군산뜬다리부두를 중심으로 대한제국기에 건립된 군산세관 본관.조선은행 등 수탈과 직결된 근대유적은 무겁게 다가왔다.
쌀을 비롯한 각종 곡식들과 조선땅에서 나는 자원들을 싣고 바다를 건너 일본땅으로 향했을 그 수많은 선박들이 아직도 야속하게만 느껴진다.
군산에는 왜인들이 남기고 간 적산가옥들이 많았다.
포항 구룡포의 적산가옥처럼 일본정통의상을 입는 야단스러움이 없어 다행이었지만 씁쓸함과 탄식은 도무지 감출 수가 없었다.
가옥을 지어놓고 보물창고를 설치하여 그 일대를 지배했던 왜인들과 그것을 답습한 친일파의 잔영들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만 같았다
군산탐방 끝무렵에 지금은 조계조 소유가 된 일본식 사찰 동국사를 둘러보았다.
일제강점기 직전인 1909년 조동종 승려 내전불관이란 자의 금강선사에서 비롯된 이 사찰은 1913년 이 자리에 건립되어졌다.
한켠에는 군산 평화의 소녀상 그리고 일본 조동종 인사들의 참사문(참회와 사죄의 글)이 비석에 새겨져 있었다.
그리움 가득한 눈망울을 가진 소녀상을 바라보았다.
그 눈망울엔 실로 많은 것이 담겨져 있다.
식민지 노예로 전락했었던 우리역사의 아픔과 슬픔이
소녀의 눈망울에 투영된 것이다.
이번의 탐방은 매우 의미있는 탐방이었다.
~언암 류돈하 쓰다 ~
기사등록 : 김영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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