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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돈하칼럼

류돈하의 우리 역사 바로알기 : 선비의 고장 대구경북을 욕되게 하지 말라

이순락기자 0 8987

​(*편집자 註 : 글쓴이 류돈하 선생은 현대판 선비의 한 사람으로 우리 민족이, 우리 국민이 가지고 있는 올곧고 끈질긴 민족의식과  고려조는 물론 근현대에 이르기 까지 민족사학적 역사관을 가진 보기드문 보석같은 향토 사학자입니다. 이에 본지에서는 류돈하 선생의 주옥같은 옥고를 앞으로도 기회있을 때마다 게재, 보도하고자 합니다.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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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재야 청년 사학자 도경당 류돈하 ~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지역은 예로부터 많은 선비를 배출했다. 그래서 선비정신의 본향이라 할 수 있다. 영주 출신 선비 회헌 안향이 조선에 최초로 성리학을 도입한 이래 성리학은 국가의 통치이념으로 확립되었고, 성리학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선비들이 등장하였다. 원시유학에서 성리학에 이르기까지 발전을 거듭해온 가운데 그 중에서는 민족자주정신을 지킨 선비들도 있었다.

영주가 낳은 삼봉 정도전 같은 선비는 타락한 불교, 친원파 권문세족의 횡포 등 사회적 폐단을 극복하고 피폐해진 백성들에게 먹고살 토지를 나눠 주는 계민수전을 근본한 개혁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역성혁명을 일으켜 조선개국에 큰 공을 세운 시대의 개혁가였다. 또 그와 더불어 시대를 풍미한 선비로는 영천 출신 포은 정몽주를 빼놓을 수 없다. 삼봉과 포은은 목은 이색의 문하에서 동문수학해 사이가 매우 두터웠다. 그러나 포은은 무너지는 고려를 위해 뜻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절의를 다한 충신의 표상이 되었다. 포은은 사림의 비조로 추앙되었고, 그의 제자 구미의 야은 길재 역시 절개를 지킨 선비로 높이 기려지고 있다.

대의와 명분을 중요시하면서 사회 폐단을 극복하고 개혁에 힘쓴 선비와 대쪽 같은 의지로 절개를 다하여 시대의 충신이 된 선비가 있는가 하면 조선 중기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출현 후 누란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의로움으로 분연히 일어선 학봉 김성일, 망우당 곽재우, 태암 이주, 송암 김면 같은 선비들도 있었다. 모두 영남의 선비들이다.

이들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각각 관료와 의병장으로서 의로써 분연히 일어나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헌신한 대표적인 선비들이다.

어디 이뿐이던가.

일본의 조선 침략 야욕에 맞서 1894년 안동에서 시작한 갑오의병으로부터 항일 광복운동의 서막이 열린 후 서간도로 이주하여 독립운동의 요람지라 할 수 있는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석주 이상룡 역시 안동이 자랑하는 퇴계학파의 맥을 이은 선비다. 석주 이상룡과 더불어 구미가 자랑하는 항일의병장 왕산 허위는 13도 창의군 대장으로 1907년 대한제국 군대 해산 이후 일본에 의해 점거된 수도 서울을 탈환하려 했던 선비였다.

이처럼 영남의 선비들은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선비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은 이후에 지식인으로서 작든 크든 공동체의 공익을 위해 대의를 실천하는 자다. 역사에 두각을 나타낸 선비들 외에도 많은 선비가 있었다. 경서와 사서를 두루 섭렵한 선비. 교산 허균과 연암 박지원에 필적할 만큼 문장에 뛰어난 선비. 음률에 정통하여 거문고를 잘 뜯는 선비. 시서화 삼절에 능하여 눈감고도 글씨를 쓰고 그림 그리며 시를 짓는 선비. 말을 잘 타고 활쏘기를 잘 하며 병법에 밝아 문무를 겸비한 선비. 의협심 강하고 원대한 기상을 가진 백호 임제와 같은 선비. 혜강 최한기처럼 산학에 정통한 선비. 우복 정경세와 사계 김장생처럼 예의 바르고 예학에 밝은 선비. 천문과 지리를 달통한 신선 같은 선비. 농사를 지을 줄 알고 노동을 잘 하는 부지런한 선비. 이러한 선비들이 모여 선비촌을 이룬다면 그야말로 최강 드림팀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최근 선비문화의 본향이라는 대구경북에서 정치인들이 잇따라 해외연수를 통해 스트립바 방문, 여행가이드 폭행, 여성접대부 요구 등등 상식에 어긋난 추태를 보였다. 선비의 고장에서 선비를 욕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함은 물론 속유(俗儒)나 부유(腐儒)가 없으면 다행이겠다. 무릇 선비란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앎이 있어 그 앎을 실천할 수 있다면 누구나 될 수 있는 자리다.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 gbm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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