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돈하 역사칼럼, 구(舊)황실
대한제국 황실은 공과 과가 있다.
아울러 연민과 더불어 증오도 어느 정도 섞인 존재이기도 하다.
시대의 격변기를 거치며 대한제국 황실은 스스로 소멸되었다.
우리는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처절한 수탈과 유린을 당했다.
강제병합후 황실은 일본에 의해 이왕가로 격하되고 일본왕족으로 편입되어 그 예우를 받게 되었다.
당시 개전명령은 커녕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고종황제는 제국익문사라는 첩보기관을
설치하여 요원들을 통해 여러 정보들을 수집하였다고 한다.
또 안중근 의사, 전명운 의사 등의 의거에 관여하며 비밀히 그 배후에 있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제국익문사비보장정이라는 규정집에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사학자 이태진 교수가 1998년 규장각에서 발굴한 것이다.
일본측 사료 한국정미정변사는 당시 고종의 수상한 동향을 기술하였다.
게다가 우당 이회영의 헤이그밀사 기획이라든지 여러
역사적 사건들에 비추어 볼때 충분히 개연성은 가지고 있다.
우당이 자금을 구하여 1918년 말경 고종의 서간도망명추진을 시도했음과 그 무렵 고종이 갑작스레 붕어한 것에는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다.
(갑작스런 황제의 붕어 원인으로는 이완용, 한창수 등 매국노들에 의한 독살이 추정되기도 한다.)
하물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법조항에는 구한국 황실을 우대한다는 조목이 있다.
이는 민주공화국에서도 구 황실을 어느정도 인정한다는 것이다.
혹자들은 대한제국 황실을 망국의 원흉으로 지목한다.
어찌 책임이 없다고 할수 있겠는가.
그러나 당대 국민들의 정서를 무시할 수는 없다.
아울러 지난 역사를 송두리채 부정할 수도 없다.
조선.대한제국과 황실을 증오하는 혹자들은
대부분 전범국 일본과 그 왕실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패망으로 우리는 일본에게서 해방되었다.
그런데도 우리의 황실은 사라지고 국토는 분단이 되었다.
패망한 것은 가해국인 일본인데도 말이다.
2월 11일 고종황제의 손녀이자 의친왕의 딸 이해원 옹주가
향년 102세로 별세하였다.
대한제국과 대한제국 황실의 쓸쓸하고도 짙은 여운을 또다시 떠올려 본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도경당 류돈하 쓰다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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