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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돈하 역사칼럼,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님을...”

이순락기자 0 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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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재야청년사학자 류돈하 선생 ~


임진왜란 이후 동래부사에 임명된 동악 이안눌은 동래맹하유감이라는 시를 남겼다.

(동래맹하유감 - 동악 이안눌)

- 임진년 오늘, 바다건너 도적떼 몰려와 성이 함몰되었소.

온 고을 사람들 한꺼번에 피로 물들고 시체더미 쌓인 아래 투신하여 백명, 천 명에 한 명이 살았소.

그래서 이 날이 되면 제사지내 곡하는데

아버지가 아들 위해 곡하고 자식이 아버지 위해 곡하며

할아버지가 손자 위해 곡하고 손자가 할아버지 위해 곡하며

어미가 딸을곡하고 딸이 어머니 위해곡하며

아내가 남편을 곡하고 남편이 아내 곡하오

그래도 곡하는 사람은 슬프지 않소.

칼날 아래 모두 죽어 곡할 사람도 없는 집이 얼마이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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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후 우리나라는 친일청산의 실패로 불균의 폐단이 계속되고 대통령이라는 이승만은 부정선거를 하다가 국민들의 4.19혁명으로 하야해야만 했다.그러나 민주주의 봄은 오지 않았다.19605월 박정희의 군부 반란으로 군부독재가 생겨나서 맹위를 떨친 것이다.박정희의 뒤를 이어 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은 광주로 공수부대를 투입하여 광주시내곳곳에서 광주시민들을 학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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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당시 1592415일 동래의 백성들은 외적의 침략으로 인해 같은 날에 동시다발적으로 제사를 지내야 했다.1980518일 전쟁도 내란도 아닌 상황에서도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많은 광주사람들이 같은 날에 죽었다.임진년 동래의 비극처럼 많은 광주시민들이 같은 날에 제사를 모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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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도 내란도 아닌 평시상황에 수없이 죽임당한 죄없는 일반 국민들의 희생과 참혹함은 두번 다시 겪지 말아야 한다.시경 소비편에 이르길 "여기징 이비후환(予其懲 而毖後患)"의 징비懲毖가 어찌 임진년, 병자년의 시절에만 해당하는 정신이겠는가.앞으로도 영원할 시대정신이 바로 징비정신이라 생각된다.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 2020.5.18 류돈하 쓰다 ~




기사등록 : 김영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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