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철 목사, "거룩한 우연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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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6 10:27
~ 필자 김진철 목사(충남 서천군 화양면 오순교회) ~
4.27DMZ평화띠잇기를 생각하다가 나는 <거룩한 우연>이라는 단어를 만났다. <노란 꽃을 받으세요 거룩한 우연을 위해서> 김수영의 시 꽃잎 2에 나오는 말이다.
시인이 기다리는 꽃과 함께 열리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 날과 시간을 계산하거나 예측할 수 없어서 <거룩한 우연>이라고 했나보다.
꽃봉오리가 열리는 것을 우연히 보았던 경이로움이나 갑자기 내 눈앞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처럼 툭 떨어지는 꽃을 보고 화들짝 놀란 것도 내가 예측한 시간이 아니어서 놀라운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젊었을 때 듣고 불렀던 노래속의 그 날은 아미 왔거나 왜곡되고 변질되어 오기도 했지만 아직 오직 않는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거룩한 우연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내게 주어진 자리에서 두 발을 굳게 딛고 서서, 내게 주어진 몫을 살아내기 위해서. 그것조차 버거워하는 소시민이지만 말이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소박한 꿈과 몸짓이 잠시 흔들리는 듯이 보이는 우리의 평화행진에 힘이 되기를 바라면서, 거룩한 우연을 기대하면서, 내일 행사에 가기위해 오늘 주일준비하는 마음이 행복하다.
2019.4.26(금)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 gbm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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