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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참여 문학코너

꽃무릇-이루지 못한 꿈이 오히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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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진철 목사, 충남 서천군 화양면 오순교회 담임 ~


50년 동안 노래해 왔는데 그 중에 가장 애정이 가는 한 곡을 뽑는다면 하고 은퇴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사회자가 페티김에게 물었습니다. “한곡만 뽑아야 하나 세곡은 어떤가?” 하고 묻더니 가을 남기고 간 사랑’ ‘사랑은 영원히’ ‘사랑은 생명의 꽃’ ‘가시나무새’ ‘빛과 그림자’ “그러면 5곡이 되나요?” 하더니 정말 애정을 가지고 부르는 노래는 “9월의 노래라고 했습니다.

 “왜 그런가요?” 하고 사회자가 물으니 가사가 아름답고. 멜로디가 아름다운 노래, 이 노래를 부르면 무슨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 후반에 가면 눈물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어느 부분이 눈물이 나는가라는 질문에 2절 부분이라고 했습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 모든 것을 가지고 원하는 것을 위해 거침없이 살아온 같은 가수에게도 무슨 쓸쓸함과 허전함이 있을까? 잡지 못한 것이 있을까? 찾아야 할 것이 있는가? 채우지 못한 것이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하다가 ‘9월이니까하고 혼자 결론을 내렸던 적이 있습니다.

 

구월이 오는 소리 들으면/ 사랑이 오는 소리 / 사랑이 가는 소리

남겨준 한마디가 또다시 생각나/ 그리움에 젖어도 낙엽은 치고

사랑을 할 때면 그 누구라도/ 쓸쓸한 거리에서 만나고 싶은 것(9월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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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운사 꽃무릇 ~


9월이 지나갈 무렵 이루지 못한 사랑을 애틋하게 피어올린 꽃무릇을 만났습니다.

고창 선운사에 갔습니다. 지난 토요일에 꽃무릇축제가 있었습니다. 그런 탓인지 월요일인데도 사람들이 붐비었습니다. 카메라를 매고 사진을 찍기에 바쁜 사람들, 오래된 나무들과 조화를 이룬 꽃무릇을 보고 사람들은 즐거워하고 이 행복한 시간들을 영원히 간직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사진을 찍고 행복해 합니다.


사진이 우리의 행복을 영원히 담지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16년을 몸담았던 교회를 떠나 서천의 작은 마을 교회로 온 지가 4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태어나서 지금껏 그리고 영원한 둥지일 것이라고 여겼던 경상도를 떠나서 생면부지의 충청남도로 왔습니다. 그 몇 달동안 여기저기 속절없이 다녔습니다. 가까운 곳들을 별 생각 없이 다녔습니다. 전주 한옥마을, 군산 월명동의 시간여행 테마거리, 서천 희리산, 장항 송림숲, 대천, 무창포, 춘장대, 부여 궁남지, 낙화암과 고란사...주로 꽃들과 일몰을 보았습니다. 넘어가는 해가 오히려 찬란하고 눈부시다는 것을 경이롭게 보았습니다.

 

오래전부터 목회 10여년을 남기고 농촌으로 갈 것이라고 말을 했기에 나는 모든 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경북이 아니고 충남이라는 것만 달라진 것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모든 것이 잘 마무리되고 새로 부임한 교회도 호흡이 맞아 참 좋았습니다.


그렇게 돌고 돌다가 깨달았습니다. 아직 제대로 이별을 못했기 때문에 내 마음이 겉돌고 있다는 것을...이별이 쉬운 줄 알았습니다.

쉽게 이별하고 이렇게 오래 방황할 줄 몰랐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풍경을 만나

새로운 시간과 이야기들로 삶을 채워나가면

자연히 잊어질 일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하면서

이제 내가 몸담고 있는 자리에 머무르자고

선운사 길을 걸으면서 오래 오래 생각을 했습니다.

 

꽃무릇을 상사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사실 상사화와 꽃무릇은 전혀 다른 꽃인데 말입니다.)

선운사 앞에 꽃무릇 시화전에 출품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수많은 꽃무릇에 대한 시들은 슬프고 아픕니다. 어린이들부터 어른에 이르기 까지 작가는 다양하지만

이루어지지 못한, 혹은 이루지 못할 사랑에 대한 아픔은 매한가지인가 봅니다.

그 앞에서 서서 사람들의 아픈 사랑을 읽다가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다가 나는 차라리 이루지 못한 꿈들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자기의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꿈을 희생하거나 잡아먹는 욕망의 화신들,

아름답게 꿈을 이룬 뒤에 부패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한 때는 존경받았던 사람들 보다

이루어지지 못한 꿈을 안고 가슴앓이 하는 삶이,

평생 꿈을 쫓 달려가서 때 묻지 않는 순수함을 간직한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애틋한 그리움으로 붉게 터져버린 꽃무릇을 보면서, 높고 맑은 가을 하늘을 보면서.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 gbm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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