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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돈하 선생, 안동 MBC 대담 “안동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선비정신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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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註 : 본문은 본지의 집필진 중의 한 사람인 재야사학자 류돈하 선생이 지난 2019년 5월 30일 ‘안동MBC ’오늘은‘에서 대담 형식의 인터뷰를 한 내용으로서, 류돈하 선생으로부터 받은 내용임을 안내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이해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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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시내 곳곳에 게시된 현수막의 예 "안동선비 어데가고~ 아첨쟁이 넘쳐나노" ~


2019년 5월 30일 안동MBC라디오 ‘오늘은’ 인터뷰 ;


1. 질문 : 지난주 안동시 중앙로 문화의 거리에서 1인 시위를 하셨습니다.
1인 시위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요?

류돈하(대답) :  제가 안동 문화의 거리에서 1인 시위를 결행하게 된 이유는 이번 5월 13일에 있었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안동유림의 만남에서 김종길 도산서원문화수련원 원장과 박원갑 경북향교재단 이사장이 “우리의 희망이자 등불이요, 국난극복을 해줄 구세주. 삼일운동 1백년 만에 나타난 사람이 황교안 대표”라고 발언했었습니다.

두 분은 안동, 나아가 영남유림의 어른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아첨성 발언은 유례와 전례가 없던 일입니다.

안동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입니다. 안동의 역사를 망각한 채 안동유림의 본질을 흐린 것이며 안동시민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이라 판단되어 시위를 결행하게 되었습니다.


2. 질문 : 서애 류성룡 선생의 후손이라 들었습니다. 만약 서애 선생께서 이번 사태를 보셨다면 뭐라고 말씀하셨을까요?

류돈하(대답) : 네. 서애 류성룡 선생은 온화한 정치인이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당색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했습니다. 정치에서도 대화와 설득을 통해 정국을 운영하였습니다. 서애 선생이 현 상황을 보셨다면 무어라 하셨을지는 속단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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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시내 곳곳에 게시되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현수막, "안동선비 어데가고~" ~


3. 질문 : 1인 시위를 하면서 팻말에 "사람이 차라리 곧은 도를 지키다 죽을지언정 무도하게 사는 것은

옳지 않으니 너희들이 군자가 되어 죽는다면 나는 그것을 살아있는 것으로 여길 것이고 만약 소인으로 산다면 그것을 죽은 것으로 볼 것이다"라고 적으셨던데요.

이 말을 적은 것은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요?


류돈하(대답) : 청계선생은 의성김씨 학봉공파 종손이기도 한 김종길원장의 16대조입니다.
청계공의 후손들은 조선시대중기부터 말기까지 송죽처럼 곧고 강직한 선비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또 누구보다 맹렬히 일본제국주의에 저항하며 광복운동에 헌신한 그 가문에서 종손이 이번 발언을 한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유교문화에 군자가 아첨하는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4. 질문 : "보수가 궤멸해가는 이 어려운 처지를 건져줄 우리의 희망의 등불이요, 국난극복을 해결해줄 구세주", "100년만의 인물" 이런 발언에 대해 김종길 선비문화수련원장은 '어떤 분이 오든 칭찬해줘야지 비난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격려차원에서 한 말인데, 과장되고 부풀려져 논란이 된 것은 유감이다! 덕담을 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습니다. 의례적인 환영인사였다는 건데요. 지역을 찾은 손님이니 인사차 그런 말을 건넬 수도 있는 건 아닐까요?


류돈하(대답) : 아까도 말씀드렸듯 유림은 물론 어느 종교에서도 그러한 전례를 보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퇴계 종손 이동은 선생께서는 거물 정치인이 오면 덕담 외에 늘 예의와 염치를 알아야한다는 말씀도 하신 것으로 압니다.

예컨대 우리 황교안 대표 성씨가 황 씨 라서 황소처럼 일 잘할 것 같다. 실제 인물이 좋은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인물 좋다 등등의 덕담이면, 시민들의 공론이 이토록 거세진 않았을 것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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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시내 게시된 현수막 예시 3 ~


5. 질문 : 류돈하 선생님의 1인 시위만이 아니라 안동을 사랑하는 청장년층이라는 명의로 '안동선비 어데 가고, 아첨쟁이 넘쳐 나노'라는 현수막이 시내 곳곳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지역의 일부 유림 대표들이 이렇게 지역사회의 비난을 받는 데는 전통적으로 안동유림이 보여 온 저항정신,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보여 준 석주 이상룡 선생과 같은 혁신유림의 독립운동 정신에도 먹칠을 한 때문이라는 비난도 받고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류돈하(대답) : 네. 저도 그 소식 들었는데요.  안동은 선비문화의 본향이자 한국독립운동의 성지 아니겠습니까? 옛 안동유림은 현실권력에 아첨하지 아니하고 특권층임에도 기득권을 포기하고 지식인의 책무를 다하였습니다.

또 혁신유림이라 하여 시대의 변화 역시 주도하였습니다. 광복운동에도 열렬히 헌신했고요. 이는 우리안동뿐만 아니라 온 나라가 기억해야 할 역사인데, 이러한 역사와는 달리 발언사태를 통해 현재의 안동유림은 정반대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6. 질문 : 문제가 된 안동유림의 대표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류돈하(대답) : 네. 현재 안동유림대표는 반드시 사죄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동유림이 이번 일을 계기로 좀더 새로워지고 시민은 물론 국민과 함께 하는 유림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인터뷰후기> : 류돈하 선생은 “안동의 선배들이 보여주신 이번 쾌거를 통해 안동의 기백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 천하에 아로새겨졌다. 안동은 물론 살아있는 영남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

(사진은 현재 안동 곳곳에 설치된 안동유림 대표 발언 비판 현수막)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 gbm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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