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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의 구미문화기행】겨울로 가는 문턱에 연악산 수다사(水多寺)를 가다.

조은자기자 0 22212

겨울로 가는 문턱에 연악산 수다사(水多寺)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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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사는 구미시 무을면 연악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역사가 오래된 사찰이다. 연악산(淵岳山) 수다사(水多寺)는 안내판의 기록으로는 신라 문성왕 때 연화사(淵華寺)로 건립되었다가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다시 고려 명종 때 성암사(聖巖寺)로 건립된 사찰이었다.

 

그러나 고려 원종 때 큰비로 사찰이 허물어져 있다가 조선 선조 때 서산대사와 사명대사가 수다사의 지리적 위치가 불교적, 풍수적으로 그 가치가 크다는 것을 알고 다시 사찰을 건립하였고 수다사(水多寺)로 이름지었다. 숙종 때 큰 화재로 사찰의 일부가 소실되고 오늘날의 형태의 모습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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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악산 수다사 일주문을 들어서자마자, 연악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수다사를 관통하고 있다. 흘러내리는 물이 많다는 의미에서 수다사로 이름 지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물이 많은 절이구나!” 생각할 때 스쳐지나가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잠시 동안 수다사의 안내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다사는 큰 화재가 두 번이나 일어나 소실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물로 불을 억제한다는 비보풍수(裨補風水)서 왔다고 할 수 있겠다. 역사적으로 화재가 많이 일어난 사찰이니 사찰이름에 물()을 넣으면 화재를 방지한다는 비보풍수에서 왔다고 할 수 있겠다.

 

비보풍수는 풍수지리 사상에 따라 어떤 지역의 풍수적 결함을 인위적으로 보완하는 것이다. 비보(裨補)는 사전적으로 약하거나 모자란 것을 도와서 보태거나 채운다는 뜻으로 비보풍수는 어떤 지역의 풍수적 결함이 있는 경우에 인위적으로 보완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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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은 비보를 통해 어디든 명당을 만들 수 있다는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한국풍수의 특징이다. 특히 신라말 고려초의 도선 국사는 땅의 기가 쇠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국 명산을 찾아 비보사찰을 만들었다. 구미 금오산에도 고려초에 도선국사가 수도와 정진을 했다는 도선굴이 있다. 수다사 안내판에는 비보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오해가 없기를 바라며 전적으로 필자의 생각이고 견해이다.

 

무을면의 연악산(706.8m)은 구미 금오산(976.5m)보다 조금 낮지만 무을면을 감싸고 있는 명산으로는 손색이 없다. 연악산에서 내려다보면 커다란 저수지인 안곡지(安谷池)가 있다. 연악산의 연()자가 물을 가두는 못()자이다. 아주 그 옛날에는 안곡지가 없었지만 그 옛날 조상들은 연악산 앞에 물을 가두는 저수지가 생길 것이라는 것을 앞을 내다보고 연악산으로 이름 짖지 않았을까 생각하였다.


무을면은 높은 산들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많은 곳이다. 물은 농업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제일의 자원이다. 물이 많다는 것은 벼농사의 최적지라는 것을 암시한다. 따라서 무을 땅은 벼농사에 알맞은 넓은 들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이 땅에 살던 사람이건 짐승이건 다 풍요롭고 넉넉했을 것이며 사람들의 인심 역시 좋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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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사의 가장 큰 특징을 가진 곳이 명부전(冥府殿)이다. 명부전은 염라대왕이 다스리는 명토(冥土)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명부전은 지장보살을 모시고 죽은 이의 넋을 인도하여 극락왕생하도록 기원하는 기능을 하는 전각이다. 이 수다사 명부전 벽면에 그려져 있는 불화(佛畫)는 이승 세계에서 잘 못한 것을 저승세계에서 재판받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섬뜩함을 느끼면서도 과연 나는 옳게 살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했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문턱에 커다란 은행나무와 300년이 넘은 배롱나무 그리고 푸르름을 강렬하게 뿜어내는 굵은 소나무를 간직한 수다사 정원을 거닐면서 삶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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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을면의 지명은 새가 춤춘다.”는 것에서 유래되어 무을(舞乙)이다. 새가 춤추기 위해서는 풍요로움과 안락함이 있어야 하듯이 수다사를 감싸고 도는 연악산의 단풍은 그야말로 세상을 풍요롭고 안락하게 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늦은 가을과 초겨울이 만나는 수다사는 어느 누구든 초연하게 하면서 겸손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었다. 수다사를 뒤로 한 채 한 끼 배를 채우기 위해 그 유명하다는 안곡묵밥으로 향하였다.





기사등록 : 조은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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