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 김선달 벤치마킹하여 안동댐·임하댐의 물을 수돗물로 만들어서 하류 지역민에게 공급하자
안동대학교 한국문화산업전문대학원
원장 권기창
물은 인간 생명의 원천이다. 노자(⽼⼦)는 물을 ‘상선약수(上善若⽔)’라고 하며, 최상의 선(善)은 물과 같다고 하였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며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한다. 이로 인해 삶의 지혜를 물의 정신에서 배워야 하며, 물처럼 사는 인생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만물을 이롭게 한다는 물을 사서 마시는 시대가 되었다. 시대를 거슬러 대동강물을 팔았다는 봉이 김선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것은 평양에 우물이 귀하여 물이 부족했기 때문에 가능하였을 것이다. 그 옛날에는 물을 판다는 것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물 부족’으로 인해 ‘물 전쟁’의 시대에 살고 있으므로 안전한 식수원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기상 이변 등의 문제로 발생한 ‘물 부족’ 문제는 우리에게 또 다른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낙동강을 중심으로 한 수돗물 공급에 관한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대구에서는 페놀 사태 등 상수원 오염에 따른 심각한 문제가 여러 차례 발생하였다. 문제 해결을 위하여 대구 상수원을 구미 상류 지역으로 옮기려고 계획하였으나 해당 지역민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대구만의 문제가 아닌 낙동강 하류 지역민 전체의 문제이다.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단순히 취수원을 옮기는 문제로는 대구·부산의 물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안동댐과 임하댐의 물을 안전한 수돗물을 만들어 낙동강 하류 지역민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여야 한다.
안동댐과 임하댐의 지역민은 안개로 인해 호흡기 질환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건강에 이상을 겪고 있다. 또한 일조량 부족으로 인해 농작물의 피해가 심각한 실정이다. 덧붙여 과도한 자연환경보존지역 설정으로 개발이 제한됨에 따라 재산권의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역민에게 규제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규제에 상응하는 보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지역민에게 애물단지로 전락한 안동댐과 임하댐을 보물단지로 전환 시킬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이처럼 댐 건설로 입은 지역민의 피해에 대한 보상과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동시에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별 자치단체가 상수도 시스템을 만들 것이 아니라, 낙동강을 중심으로 한 광역 상수도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우리의 생활과 직결되는 전기·통신, 가스 등은 모두가 전국망으로 연결되고 있는데, 유독 물 공급만은 개별 지자체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낙동강 권역의 경우 안동댐과 임하댐에 대규모 수원지를 만들어 수돗물을 생산하고, 낙동강 하상 바닥에 관로를 매설하여 각 지역의 취수장으로 연결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시범사업을 통해 개발제한구역이 된 지역의 경제도 회생시킬 수 있으며, ‘물의 도시’라는 장소자산을 극대화하여 안동 경제의 활력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독점과 경쟁이 아니라 공유와 협동의 알고리즘이 작용하는 또 다른 방식의 공유경제의 인식이 필요하다. 이렇게 함으로 인해 낙동강을 중심으로 한 상류와 하류 지역민은 상생발전의 틀을 만들 수 있다. 개인의 차원을 넘어, 나눌수록 경제적·사회적 가치가 더욱 커진다는 인식으로 낙동강 상류 지역민은 안동댐과 임하댐의 깨끗한 수질을 보존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댐 하류 지역민은 깨끗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음으로 인해 먹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소유의 시대는 끝났다. 새로운 가치 창출을 하는 ‘협력적 소비’를 추구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상류 지역민이 맑은 물을 보존하기 위해 입은 피해를, 부족한 물을 공급받는 하류 지역민이 재화 서비스 비용(물값)을 지불한다면 진정한 공유경제를 실천하는 상생 모델이 될 것이다.
기사등록 : 김영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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