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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눈물과 탄식을 잊지 말게 하소서!

김영숙기자 0 3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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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충남 서천군 화양면 오순교회 김진철 목사 ~


슬픔을 많이 겪으신 예수여,
위로하소서, 눈물을 닦아주소서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
성금요일의 무거운 성가가 읊조려질 그때에

수업의 답답함을 벗어버리고
수학여행을 떠나는 아이들이 즐거움으로 웃고
재잘거릴 그때에

배에 약간의 요동이 있어
심심한 여행길에 이야깃거리가 생겼다고
생각했을 그때에

위험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고
재난 영화에 나오는 모험의 주인공이 되는 걸까 두근거릴 그때에

쓰러지고 부딪치고 물이 차올라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용기를 북돋우어 줄
그때에

죽음의 예감이 온몸을 휘감아
두려움과 공포에 문자를 날리고 있을 그때에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요나를 집어삼키는 고래처럼
사람과 배를 삼키는 그때에

숱한 사람들의 간절함과
첨단장비와 훈련된 구조대원들의 필사의 구조를
완강하게 거부하는 바다를 원망하는 그때에

가족들의 절규 앞에 뻔뻔한 정부와 믿지 못할 언론에 대한
분노가 하늘에 사무치는 그때에....

우리 모두는 그곳에 있었습니다.
오직 하나님, 당신만 거기 없었습니다.

성금요일 예배를 마치고 깜빡 잠 사이로
나는 지옥의 심연, 무저갱으로 한없어 한없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곳에 있었습니다.
하나님, 당신만 그곳에 없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곳에  없었습니다.
하나님, 당신만 그곳에 있었습니다.
(2014. 4. 18. 성금요일에)

슬픔을 많이 겪어 슬픔을 아는 예수여
위로하소서
눈물을 닦아주소서.


~ 편집자 註 : 세월호 희생 학생, 선생님 등을 추모하는 글 ~





기사등록 : 김영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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