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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호 목사 "옛날 정월 대보름"

김영숙기자 0 1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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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이강호 목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아득한 그 옛날

60여년전

정월대보름

추억이 그립다


첫새벽부터 

분주하신 어머님은

방바닥 청소하고

툇마루 쓸고 닦고

마당 구석구석 쓸어 모은 쓰레기

마당 한복판에 모아

태웠다


시계가 없던 시절

예배당 대포껍데기 종소리

땡땡땡 새벽잠을 깨우고


부엌에는 어머님

고모 누나

오곡찰밥에

숙주나물 무우나물 

아주까리나물 곤드레나물

시금치나물 고사리나물

미역나물 호박고지

취나물

9가지 나물에

들기름 발라서

고소하게 김 굽고

부침개 찌짐 만드신다고

좋은소리 들리고

좋은냄새 풍긴다


할머님은 안방에서

화롯불 인두로

할아버지 저고리 동전 다리시고


아이들은 

일년 더위를

다른이게 먼저 판다고

내 더위 내더위 외치고

부스럼 나지 않게

부럼을 깨뜨린다


대문밖에서

복을 팔러 다니는

복조리 장사

복조리 사이소

복조리~

아침밥 먹지 못한

가난한 집의 아이들

복조리 들고

오곡밥을

얻으러 다녔다


낮에는 아이들 모여

자치기 팽이치기

재기차기 널뛰기

얼음지치기

연날리기 깡통차기

새총놀이 딱지치기

철못따먹기 땅따먹기

눈내린 산에 산토끼잡기

칡뿌리캐기 엿치기


아버지와 함께

도랑가 웅덩이

물퍼내 고기잡기


보름날 어른들 말씀 

오늘 보름밥 9번 먹고

나무 지게짐 9번 지고


머슴은 

외양간 큰머슴 우공에게

각종 음식으로

풍년 점치고


동네 어른들

오색띠로 치장하고

징 꾕과리 북이 어우러진

풍물놀이 한판에

온 동네가 들썪였다.


밤에는

아이들 깡통 쥐불놀이

여기저기 동네마다

달맞이집 불꽃놀이


아~~옛날이여

그때가 그립다

그리운 친구여

지금은 어디서 뭘하나

언제나 만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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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 김영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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