光頭칼럼 : “들어 보세요 ‘보신탕’ 이야기”
~光頭 이순락, 본지 발행인 ~
삼복(三伏) 더위와 보신탕
그렇게나 뜨거웠던 한 낮의 열기도 삼복(三伏) 더위가 지난 탓인지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초가을의 기운이 있어 서늘하다. 옛 선인들의 말씀에 “절기는 못 속인다.”고 하셨던 말이 저절로 생각이 난다.
‘복날 개 잡듯(패듯)’이라는 말이 있다. 몹시 심하게 때리거나 맞는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복날은 삼복을 말하며, 초복, 중복, 말복을 지칭한다. 보통 초복 후 열흘 뒤면 중복이고, 또 열흘 뒤면 말복이다. 복날이면 사람들은 더위를 이기고자 개장국(보신탕)과 삼계탕을 먹거나 수박을 차게 해서 나눠 먹곤 하는 것이 우리네 전통적 풍습이다.
그런데 필자가 찾아 본 자료에 의하면 ‘삼복’(三伏)의 기원은 중국 진나라 때, 일 년 중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시기여서 ‘삼복더위’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복날에는 무더위에 시달려 떨어진 체력을 회복하고, 보신하기 위해 개를 잡아먹는 풍습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보신탕의 맛과 영양의 우수성은 먹어 본 사람만이 알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개고기를 우리나라에서는 보신탕이라고 부르지만, 중국에서는 개고기를 향육, 북한이나 연변 교포들은 단고기라고 한다.
개고기의 맛과 영양을 인정하면서도 꺼리는 이유는 아무래도 인간과 가장 가까이에서 지내기 때문일 것이다.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즐겨먹는 개고기는 예전에는 많은 나라에서 즐겨 먹었다고 한다. 중국, 고대 로마에서도 먹었고 북미, 아프리카, 남태평양 섬 등지에서도 식용하였다고 하며, 몇 해 전 스위스의 동부지역에서 개고기로 만든 소시지와 훈제품을 먹어 왔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었다.
우리의 개고기 식용의 역사는 고구려벽화에 등장하는 개잡는 장면을 볼 때 최초의 역사적인 근거로 추측할 수 있고, 고려시대에는 구워서 먹는 습속이 유행했다고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도 언급되어 있을 정도이며, 보신탕은 보신의 측면에서 볼 때 예로부터 몸이 허약해서 생긴 결핵이나 호흡기 질환에 좋다고 한다. 또한 몸이 여위고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으며 시큰시큰 아프고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할 때나, 귀에서 소리가 나고 피로할 때 좋다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피부 미용에 좋고 젖을 잘나게 하고 대하증을 낫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반려견(애완견)을 의인화(擬人化) 하는 풍조에 개탄한다!
이토록 좋은 점이 많은 보신탕을 무조건 ‘식용반대’에 더하여 ‘개고기를 먹으면 야만인 취급’을 하는 풍조에는 분연히 반대한다. 더구나 요즘 세태가 비혼(非婚) 풍습과 1인 독거의 경향으로 반려견을 키우며 가족처럼 지내는 것은 이미 만연된 시속(時俗)이 아닌가.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강아지를 두고 “우리 애”식으로 부르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할머니가 손자 손녀가 아닌 강아지를 유모차에 태워 끌고 다니는 웃지 못 할 광경도 너무나 흔한 일상의 모습이다. 부모 형제자매는 뒷전이고 오직 강아지, 고양이에 몰입하는 이 어긋난 풍조는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할 일이다.
강아지 MRI 촬영, 치료비가 100만 원 넘다니...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페이스북, 카톡, 밴드 등등)에서 페친(페이스∙북 친구)이 올린 글을 읽고 참으로 어안이 벙벙해졌다. 내용인 즉 강아지가 대리석 모퉁이에 머리가 부딪쳐 동물응급병원에 갔었다고 했다. 수의사 왈 “두개골에 금이 갔으면 입원 치료해야 되는데 치료비가 약 4백만 원에서 더 나올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MRI촬영을 했던 결과 두개골에 이상이 없음이었고, 치료비와 MRI촬영비 80만 원, 진료비까지 100만 원 넘게 청구하더라는 것이었다. 강아지는 그동안 수술 3번에 치료비가 4백만 원 들었다고 했다. 참으로 놀라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지인 중의 한 사람이 덤덤한 표정으로 말하길 “보험이 안 되니까...” 참으로 뒷골이 댕기는 일이 아닌가.
보신탕 예찬도 반대도 하지 말고, 강아지 사랑도 정도껏
오늘(2023.8.17.) 우연히 페이스 북에서 주인 할머니를 들개들로부터 구한 용감한 강아지 이야기가 대단히 감동적이었다. 우리지역 구미시 해평면에는 ‘의구총(義狗冢)’이 있다. 강아지가 불이 난 언덕에서 술 취해 잠에 곯아떨어진 주인을 살리고, 자신은 결국 불에 타죽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다.
그렇더라도 강아지는 어디까지나 인간이 아닌 동물이다. 이로운 동물이라 하더라도 정도껏 살피고 함께 해야 하지 않을까. 앞서 언급했듯이 강아지를 두고 “우리 애, 내 새끼”식의 표현이나 사고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풍조인 것이고, 그러한 짓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도전이고 해서는 안 될 일인 것이다.
보신탕이 사람의 몸에, 건강에 대단히 좋다고 하지만 지금 시대에 보신탕을 예찬하지는 않을 것이며, 거듭 주장하지만 무조건 반대하지도 말아줄 것을 주장하고자 한다. 보신탕은 엄연히 조상 대대로 내려온 우리의 전통적 식문화가 아닌가. 이를 혐오 시 하고 보신탕 먹는 것을 마치 원시적 미개인 정도로 폄훼하는 일은 결코 없어져야 할 일인 것이다.
집에서 애지중지 키우던 강아지를 버려 유기견이 되고, 들개로 변하여 떼를 지어 다니고 있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른다. 그런데 들개는 유기견으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죽이거나 포획하는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는 법 규정이 있다. 유기견들의 위험성을 직시하고 적절한 조처를 취할 수 있는 법과 행정 조례 등이 조속히 정비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복날이 지나고 더위가 물러간다는 처서(8.23)가 오고 있다. 가을은 무엇보다 사람의 의식구조를 성숙하게 하는 사고(思考)의 계절이 아닌가. 보신탕을 비롯한 애완견 관련 이런저런 얘기들을 두서없지만 살펴보았다. 우리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과 태도로 밝은 일상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광두(光頭)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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