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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두]광두(光頭)칼럼 : “나무도 보고, 숲도 보는 지역 언론을 기대함”

이순락기자 0 9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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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구미지역의 언론과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페이스·북 기준)상에는 구미경제의 심각성과 구미시정 및 남유진 구미시장에 대해서 논란이 뜨겁다. 필자가 재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사실이긴 하지만 주요내용에 대한 대략을 짚어보면 이렇다.

 

구미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대기업, 특히 삼성과 LG의 지역에 대한 투자부분에 관한 경제 문제이다. 삼성전자는 충남 탕정과 경기 평택에 무려 37조원 이라는 대규모 투자를 하는 반면 구미에는 0원이라는 점, LG는 구미에 1.5조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수도권 투자액의 1/10에 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한 심각성에 관한 것이다. 그만큼 우리 구미경제는 이 두 대기업에 의존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그 영향은 지대한 것이다. 과거 이 두 대기업의 리더에 따라 구미가 국내 전체 수출액의 1/10을 차지했을 정도였으니까.

 

더구나 공단의 공장이 비워지고 있고, 사람이 떠나 상가가 파리만 날리는 터라 죽을 맛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미시정을 이끄는 남유진 구미시장은 ‘경제 살리기’보다는 민선6기의 반(3년)을 이끄는 동안 자신의 업적 자랑과 고 박정희 대통령관련 우상화 사업에만 몰두하고 있으면서, 자신이 차기 도지사 선거에 도전하는 꿈에만 젖어 있다는 비난 일색의 여론(?)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비난에 대해서 분연히 반기를 들고 반대논리를 펴고 있는 언론도 있음은 물론이다. 즉 남유진 시장의 ‘잘하는 혹은 잘한 부분’을 홍보하는 것으로서, 즉 비판적인 주장에 반박하는 것 등, 양분(兩分)되고 있는 지역 여론과 언론을 보면 감정의 골이 깊어가고 있다.

 

5천년에 걸친 유대인의 지적(知的) 자산이 농축되어 있다는 <탈무드>에서 나오는 이야기 하나를 보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아이’에 관한 이야기이다. 즉 대학 교수가 학생들에게 머리를 두 개 가지고 태어난 아이의 경우, 그 아이가 한 사람이냐 아니면 두 사람이냐 하는 문제를 학생들에게 물었다. 한 학생은 머리가 둘이라면 당연히 두 사람인 것이라 했고, 한 학생은 몸뚱이가 하나이니 만큼 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자 교수가 말했다. 만약에 머리 한 쪽의 아이에게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반대쪽 아이가 뜨겁다고 소리치면 그것은 한 사람이라는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다. 우리 구미의 문제는 우리 구미 시민 전체를 위한 하나의 문제이다. 따라서 각자 의견이 다르다고 해도 서로를 인정해주면서 포용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래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자는 뜻에서 인용한 것이다. 그 책임과 의무의 일정부분이 우리의 지역 언론에도 있다고 자각(自覺)토록 하자.

 

먼저, 비판적이고 회의론적인 주장을 보여주고 있는 D일보(T뉴스) N기자의 시각은 시민, 사회단체들의 주장에 동조함으로써 많은 시민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그의 주장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최근에 남유진 시장의 고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0주년 기념 우표발행 주장에 대한 1인 시위 행보이다. 또한 남시장의 도지사 도전 올·인 현상(?)과 대다수 시청 국·실·과장들의 가까운 시일 안으로 있을 퇴직에 따른 행정 공백 우려에 관한 것을 말한다. 그런 가운데 지역의 ㄱ모씨가 이러한 사정에 더하여 특정인에 대한 거의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도 있어, 필자의 소심증 탓인지는 모르나 감정싸움으로 비화될까 크게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반면에 지역의 ㄷ뉴스는 구미의 현 경제적 상황과 특히 남유진 시장의 시정에 대한 위와 같은 좋지 못한 비판을 두고 ‘지역원로’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지역 시민단체 모씨는 향토 출신이 아닌 외부에서 온 사람이라고 하면서, 그런 자가 감히 지역을 지키고 가꾸어온 사람의 일에 대해서 말 할 자격이나 있는가 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지역주의라는 이기적 편향’을 감추지 않는 상식 이하의 수준이라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의 주장이 다소간의 일리는 있음도 인정한다. 하지만 아직도 지역 편향주의를 들먹이는 모습은 한심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흔한 말이지만 우리 구미시민의 70% 이상이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라 하지 않는가. 사회심리학자 에밀리 프로닌(Emily Pronin)이라는 사람이 주장하는 이론, 즉 ‘이기적 편향’은 ‘자기 관찰의 착각(introspection)’에서 비롯된다고 일침 했음을 상기케 한다.

 

한편 지역의 여타 언론 거의 대부분은 소위 말하는 시정의 홍보기관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보도 자료에 토씨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내보내고 있음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솔직히 필자도 이러한 타성에 젖어 있음을 고백한다). 그에 더하여 관련기관에 밉보이지 않기 위한 탓인지 애써 위에서 언급한 비판적인 내용에 대해선 모른 척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어떤 매체들을 보면 한 술 더 떠서 중앙의 문재인 정부가 하는 일에 대단한 훈수를 하는 과욕도 보이곤 한다. 이는 필자의 편견인지 모르겠으나, 현 정부를 지지하는 진보적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임과 동시에 남유진 시장을 옹호하는 자세로밖에 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지역주의라는 방패막을 의존하면서.

 

우리 구미경제는 앞으로 대기업 의존형 경제구조에서 조속히 바뀌어져야 할 것이다. 먼 미래를 내다보며 지역 특성에 맞는 문화·관광 인프라를 개발하여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역 언론이 선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실체적 정의를 내리기도 힘든 4차 산업혁명이니, 6차 산업 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굴뚝 없는 공장이라는 관광산업 분야에 관한 것에도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 아닌가.

 

이제 더 이상 특정인에 대한 비난도 자제할 것이며, 특히 지역주의에 편승하는 외지인 배척 풍조의 경향은 우리 지역 언론에서는 하루속히 없어져야 한다. 나무도 보고, 숲도 보는 안목을 가진 지역 언론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mail : soorakey@naver.com)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 gbm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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