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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두]행정윤리와 신뢰가 요구되는 공무집행을 기대함

이순락기자 0 9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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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의 일이다. 대법원에서 구미시와 구미시내 모 사찰 간의 행정소송에서 모 사찰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이 있었다. 대법원에서 판결이 내렸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 없이 행정의 최종 심판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 판결에서 행정기관인 구미시가 패소한 것이다. 그런데 현재까지의 구미시의 행태로 보아 최소한의 행정윤리도 지키지 않는 것처럼 보여 지고 있어 시민의 일원으로서도 보기가 민망하다.

 

행정에는 윤리가 있다. 간략히 표현하면 ‘행정윤리’(administrative ethics)를 말한다. 즉 정부조직에 종사하는 공무원들이 지켜야 할 행동규범(code of conduct)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행정윤리란 공무원이 행정 업무를 수행할 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행정이 추구하고자 하는 공공 목적을 달성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전문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준수해야 할 행동규범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네이브 지식백과 편 ‘행정윤리’인용).

 

앞서 언급한 구미시와 모 사찰간의 분쟁은 사찰에서 설치·신고한 ‘봉안당’시설에 관한 것으로서, 애초에 구미시 측에서 사찰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허가를 내주었다. 그러나 사찰 옆의 교육시설인 모 유치원에서 민원제기가 있었고, 교육청에서 학교보건법(제6조제1항 5호)을 걸어 검찰에 고발했으나 불기소 처분을 받은 바 있다고 했다. 추론하건데 불기소 처분의 이유가 구미시에서 이미 승인된 사항에 따라 사찰측이 봉안당을 (적법하게)설치했고, 교육청의 경우는 사후 약방문격으로 구미시측의 행정이행사항을 취소할 수 없기에 검찰 측에서 내린 결과라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법원에서 패소한 구미시가 여전히 사찰 측에 딴지를 거는 듯한 행정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행정집행에는 윤리가 있다고 했다. 구미시 측이 담당 공무원의 실수(?)에 의한 잘못된 행위가 있었고, 대법원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으면 상대방 민원인(사찰 측)에게 법적, 도의적 책임을 지는 자세가 요구됨이 마땅하다. 그러나 그러한 일련의 조처는 전혀 없어 사찰(민원인)의 신도회 측에서는 격앙된 감정으로 구미시청을 항의 방문하는 대규모 시위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사찰 주지가 만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공인(公人)의 자세에 대하여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牧民心書)는 하나의 교과서로 인정받고 있다. 단 몇 줄로 함축하기는 무리가 있겠지만, 책의 가르침은 이렇다. 즉 ‘백성을 다스리는 공직자는 관(官)의 입장이 아닌 민(民)의 눈으로 보면서 일해야 함’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구미시의 행정은 민원인의 입장이 아닌 자신(官)의 입장에서 행정의 편의주의적 일색이고, 민원인에 대한 군림의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찮은 얘기이겠지만, 구미시 민원실을 방문하는 민원인에게는 공무원들의 자세가 친절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그런데 시장이 민원실을 방문할 땐 직원들이 거의 부동자세를 취하듯 하여 군에서 지휘관이 하급부대원을 방문, 사열하는 것 같다는 말도 들리고 있다.

 

지난 7월 4일은 시청 북·카페에서 시청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남유진 시장의 ‘민선6기 3주년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남유진 시장 자신이 그간의 많은 업적을 제시하는 일종의 ‘축제의 자리’이었다. 그러나 지역의 모 신문 기자 한 사람이 남시장에게 질타를 하면서 “구미시민은 다 죽게 생겼는데 무슨 자랑할 거리가 있단 말인가”식으로 격렬하게 항의를 한 일도 있었다. 물론 그의 지적에 공감은 하지만 그 방법과 태도가 언론인 내지 교양인답지 않은 듯하여 보기가 민망했다. 그런가 하면 어제는 지역의 모 인터넷뉴스 기자가 남유진 시장이 유력 월간지 기자와 인터뷰를 한 내용을 두고 질타를 하고 있음도 본다. 즉 남 시장이 구미시의 현상이 아닌 허상을 찌르고 있다고 하면서, 삼성전자가 충청도 탕정과 수도권에 37조원을 투자함에 비추어 구미에는 0원이라는 점과 LG의 경우는 1조5천억 원을 구미에 투자하지만 파주에 비하면 1/10 수준밖에 안 되고 있음을 비추어 ‘무슨 자랑할 게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른 바 전시행정의 식상함을 시장이 앞장서 보여주니 직원들의 근무자세 또한 과연 어떻겠느냐는 시각이 시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음을 주지하여야 할 것이다. 구미시의 행정 집행이 앞으로는 더욱 윤리적이고 신뢰를 가지는 방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17.7.6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 gbm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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