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사설칼럼 > 광두칼럼
광두칼럼

[광두칼럼]큰 꿈을 가진 자여, 한 고조 유방의 리더십을 배워라

이순락기자 0 10838



3718699533_1511612824_L8TU39HEVjpeg
~ 광두(光頭) 이순락 ~  

필자는 지금부터 정확하게 4년 여 전에 선산도서관에서 중국역사소설 탐독에 몰입했던 시기가 있었다. 아마 당시에 1년여 동안 적어도 150 여 권의 중국관련 역사소설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 바로 한고조 유방이다. 그가 중국 천하를 통일했던 걸출한 리더십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삼국지에 나오는 주요 인물도 대단히 많고, 또한 잘 알려져 있지만. 중국역사소설을 다만 단순한 흥미위주로 읽는다면, 가장 흥미진진한 소설은 필자로서는 수호지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기초자치단체장 혹은 광역자치단체장으로, 소위 말하는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인물이 참으로 많다. 우리지역 구미만 해도 차기 구미시장에 나서겠다고 떠오르는 사람이 11명이니, 13명이니 하는 정도이니 여타 지자체야 긴 설명이 필요 없으리라. 경북지역 8개 시, 군을 다니는 필자는 보고 듣는 것이 주로 선거에 관한 것이 많은 탓이다.

 

한고조 유방의 리더십에서 나오는 가장 적절하게 표현된 말을 보면 이렇다. "지략은 장량보다  못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데는 소하보다 못하며, 군사를 이끄는 데는 한신에 미치지 못한다. 허나 이 걸출한 인재들을 적절하게 기용했기에 나는 천하를 얻을 수 있었다." 고 한고조 유방이 스스로 술회한 말이다.

 

유방은 중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황제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렇게 한나라 400년 역사의 기반을 연 개국황제 유방은 사실 저잣거리 출신 무뢰한이자 건달이었다. 요즘 말로 하면 동네 조폭 출신인데다가 주색잡기에만 능했던 유방인지라, 그의 문예는 관리가 될 만한 것이 못 되었고, 무예 역시 성을 공격해 토지를 빼앗을 정도가 못 되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사람을 알아보고 다스릴 줄 아는 능력이 있었다. 꾀주머니로 불리는 장량, 출중한 지략가이자 대장군인 한신과 같이 당대에 견줄 사람이 없는 걸출한 인재들을 자신에게 복종하게 만들었고, 사람들로 하여금 남보다 한수 위인 자신의 통치능력에 탄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한비자는 “삼류 리더는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고, 이류 리더는 남의 힘을 이용하며, 일류 리더는 남의 지혜를 사용한다.”고 했다. 이러한 한비자의 지론을 보노라면 과거 김영삼 前대통령이 평소 즐겨 사용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는 “머리는 남에게 빌릴 수 있다. 그러나 건강은 자기 자신이 지켜야 한다.”는 지론으로 평소 조깅을 좋아했던 것으로 유명하지 않았던가.

 

시중에 떠도는 말을 들어보자. ‘모씨는 자기 부하 직원을 못 믿어 한 자리에 오래 두지를 못한다고 한다. 보고서 같은 것이 올라오면 자기 맘에 들지 않는 종류에는 전혀 대꾸조차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소위 측근 언론인들을 보면 그 면면이 한심할 정도이다. ‘지록위마’의 친위대 역할만 하고 있음직하다. 그런데 본인은 그것도 파악 못하고 더 크게 놀아보겠다고 한다.’는 말을 들으면 깊은 탄식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기왕지사 다홍치마라고 우리 지역 출신이 크게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으랴만. 그런 기대를 하기엔 짙은 안개 속을 헤매는 것과 같을 정도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그런 반면에 지역출신 김 지사는 그릇(통)의 크기가 남다르다는 것은 정평이 나있다. 그런데 그 분도 사실은 지난 대선 전초전에서 떨어져도 2등은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 선거기획 참모들을 옛날 인맥 그대로 했기에 결과가 그랬다는 것이다. 좀 더 크고 깊은 안목으로 용인술을 부렸어야 했음에도 그렇지 못했음에... 안타까운 얘기가 아닐 수 없지 않은가. 우리들은 그분이 국무총리 혹은 대통령 비서실장 정도로 더 크게 영전하여 지역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탄식을 하지만 이제는 덧없이 흘러간 노래가 아닌가.

 

필자가 운명적으로 가까이하는 한 사람이 있다. 대단히 유능하고 촉망받는 사람 중에 하나다. 그러나 겉과 달리 기실 그 내면을 보면 고양이 띠(?) 성격 탓인지 열 번 잘했어도 한 번 자기에게 밉보였다 하면 겉과 속이 다르게 원한이 맺힌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역시나 하고 실망밖에 돌아올 것이 없는 속 좁은 사람이라 더 깊은 관계나 마음 터놓을 수 없는 사이가 되고 있다.

 

“난향백리(蘭香百里), 묵향천리(墨香千里), 덕향만리(德香萬里)”라는 말이 왜 나왔을까. 앞서 보았듯이 한고조 유방은 술과 여자를 좋아하며, 주점에서 외상으로 술을 마시거나, 형수에게 밥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하던 농민 출신의 유방이었다. 그러나 그는 사람을 관찰하고 의중을 꿰뚫어 보는 데 능하여 인물에 따라 다르게 대응하고, 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줄 알았다. 이러한 점이 그가 제왕의 대업을 성취하는데 큰 역할을 했듯이, 우리 지역의 큰 꿈을 가진 인재들도 보다 큰 그릇의 인격자로서, 덕망을 갖추어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2017.11.25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 gbmnews@naver.com
# [경북미디어뉴스]의 모든 기사와 사진은 저작권법에 따라 무단전재시 저작권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0 Comments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