光頭칼럼 : 장원방 문화 복원, 선산의 르네상스
~光頭 이순락, 본지 발행인 ~
장원방의 역사적 유래(由來)
선산은 예로부터 인재의 보고로 정평이 나있는 고을이다. 조선 후기(18세기)실학자인 청담 이중환이 저술한 지리서 택리지(擇里志)에 선산에 관련된 기록이 있다. 이중환 선생은 전국 8도의 살기 좋은 곳을 선택, 풍수지리설에 입각하여 본인이 직접 답사하여 글을 썼다고 한다. 그 택리지에 ‘조선인재 반인재 영남인재, 영남인재 반인재 선산인재’라고 서술하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 선산이다. 선산 인재의 산실은 바로 장원방이다.
필자가 선산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장원방 청소년 서당·전통문화 교실’을 개설, 장원방에 관한 역사적 유래 등을 설명할 기회가 있었다.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이랬다.
~ 장원방은 옛날 선산 고을 몇 개 리(동)에 있었던 서당을 말합니다. 그 서당에서 수년간 선비들이 공부를 하여 과거시험에서 장원7명, 부장원 2명 등 15명의 급제자가 배출된 유명한 곳입니다. 가령 오늘날 기준으로 치면 이곳 선산 작은 영수학원 같은 곳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여 서울대, 연·고대에 15명 합격했다면 온 천지에 현수막으로 도배를 하고 난리 날 것일 테지요. 근데 그 보다 좀 더 비약하여 사법고시, 행정고등고시에 15명이 합격했다고 하면 전국이 떠들썩하겠지요. 그런데 옛날 과거 급제는 그 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대단한 것입니다. 상상이 되겠습니까? 여러분 ~
장원방 복원과 선산발전 비전
구미시가지를 벗어나 선산에 들어서면 선산의 관문을 상징하는 낙남루가 있고, 낙남루를 중심으로 동서로 뻗어진 국도대체 4차선 우회도로가 선산IC 입구를 향해 한창 공사 중에 있다. 공사는 오는 2021년 연말경에 완공예정이다. 장원방복원추진위원회(위원장 박은호, 사무국장 김응희, 이하 장원방 위원회)측의 희망 청사진에 의하면 4차선을 가르는 중앙분리대를 소나무 식재로 하여야 한다고 한다. “선산은 충절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은 절개 높은 선비들의 고장이다. 야은 길재, 단계 하위지, 점필제 김종직 선생 등을 상징하는 사시장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소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자존심 강한 목소리로 주장하였다.
그리고 낙남루 입구 쪽 조경공사는 분수대를 설치·조성, ‘과거 급제자들이 어사화를 꽂은 사모관대 의관으로 정제하여 말을 타고 나팔을 불며 선산으로 들어서는 신나는 장원급제행렬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세우도록 할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선산 장원방에서 과거 급제자가 많이 배출되었다는 것을 상징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멋진 아이디어임에 틀림없다.
사통팔달의 고속도로 연결 시스템 완비된 선산
무릇 한 도시의 발전 비전에는 ‘관광 자원화’가 있다. 그것은 지역의 역사·문화 자산을 경제발전의 재도약 계기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선산은 기본적인 주요 관광 인프라인 ‘장원방’이라는 무형의 문화적 자산이 우수한 곳이다.
그에 더하여 구미로 통하는 하나의 관문인 선산 IC 톨게이트, 도개 톨게이트에서 상주~영천, 상주~영덕 고속도로 등 경부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가 연결되는 사통팔달의 도로 시스템이 완비되어 있어 역사와 문화의 특성에 더하여 관광인프라로서 손색이 없다. 더구나 앞으로 대구·경북 신공항이 들어서는 군위소보, 의성 비안은 도개 다곡 고개 넘어 불과 10~15분대 거리에 있지 않은가. 이러한 교통 인프라가 멋지게 구비된 선산지역은 선산 고유의 상징인 장원방이라는 문화콘텐츠를 부여, 지속 가능한 문화·관광지역을 창출할 수 있는 당위성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선산 5일장에 상설 열흘시장(10, 20, 30일 장) 개설, 장원방 브랜드化 작업
장원방위원회 김응희 사무국장은 “앞으로 국도대체 4차선 우회도로가 완공되면 선산을 찾고 통과하는 차량행렬이 상상 이상으로 대폭 증가될 것이 예상된다. 선산의 5일장은 전국적인 유명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선산사람들에게는 실익이 거의 없다고 본다. 따라서 우리 위원회에서 선산을 중심으로 하는 인근 고아, 무을, 옥성, 도개, 해평, 장천 등 지역민이 선산5일장에 더하여 열흘 장을 상설시장으로 10일, 20일 30일 장을 창출하도록 하고자 한다. 이렇게 되면 매 5일, 7일장에 이어 10일, 20일, 30일 장이 서게 될 경우 선산의 상권은 부활될 수 있을 것이며, 특히 열흘 장에서는 각 지역의 특산품을 비롯한 다양한 농산물을 지역민이 선산(봉황)시장을 중심으로 상설 시장화 하여 외지인도 불러들일 수 있는 관광 거점 역할도 하면서 실질적으로 지역민들에게 경제적 편의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응희 사무국장은 “선산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장원방 맛집 인증제’를 만들어 멋진 식당들도 개발되도록 하겠다. 관광코스에서는 필수적으로 ‘먹고 즐기는’것이니까 더욱 그렇다.”고 하면서 멋진 ‘장원방 맛집 인증제’ 개설의 필요성도 강조하는 것을 빼먹지 않았다.
특히 더욱 눈에 뜨이는 주장은 “지역 농산품을 비롯한 생산품에 대해서는 ‘장원방’ 또는 ‘장원급제’ 등의 브랜드化 작업이다. 가령 선산 쌀을 장원방 급제 쌀 식으로 명칭을 만드는 것이다. 장원방 쌀을 먹고 공부하면 머리도 좋아지고 공부도 잘된다는 식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장원방 테마 관광 자원들,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 필요
선산지역이 인재의 보고이면서 절개 높은 충절의 고장이라는 것은 지역에 산재해 있는 역사적 사료들이 증명하고 있다. 고려의 마지막 충신 야은 길재 선생을 비롯한, 특히 단계 하위지 선생의 경우, 선산 입구 낙남루 옆으로 선산의 젖줄처럼 흐르는 단계천과 노상동사무소 건너편 쪽의 노상리 단계 유허비 하나만 해도 역사적 고증에 의한 스토리텔링의 멋진 소재가 될 수 있는 것이리라. 단계천의 유래는 간단히 설명하면 단계 하위지 선생의 모친이 단계 선생을 낳으시고 빨래를 했을 때 천에 흐르는 물이 붉게 물들었다는 전설이 유래하였고, 단계 하위지 선생은 세조에 의해 폐위된 단종의 복원을 도모하다 죽음으로 충절을 다한 사육신 중의 한 사람이 아니었는가.
생육신 경은 이맹전 선생과 조의제문으로 부관참시 당한 점필제 김종직 선생의 의(義)와 충절의 표상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며, 교리에 위치해 있는 선산향교가 일본 조선총독부에 의해 ‘향교를 봉쇄’키 위한 저열하고 야비한 계획으로 동네 전체를 ‘문둥이(한센병) 촌’으로 만들었던 숨어있는 역사적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알고 있는 내용인 것이다. 따라서 선산향교에서 모시던 위패들을 금오서원으로 옮긴 것이며, 향교용 전답이 공중 분해되어 관리는 물론 행방이 묘연한 기막힌 사연 등 숨겨진 역사적 사실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최고의 역사성 있는 스토리텔링이 있는 곳이 선산향교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장원방 하드웨어를 위한 소프트웨어는?
장원방은 지나온 수 백 년의 세월동안 잠자고 묻혀 진 무형의 자산이다. 향토역사의 산증인이자 최고의 향토 전문사학자로 유일한 박은호 장원방복원추진위원장과 추진위원회를 비롯한 구미시장과 담당부서에서 기지개를 켜듯 장원방 복원을 준비하고 있다. 즉 책정된 예산으로 장원방 하드웨어 복원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부지구입 문제를 해결코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필자는 장원방위원회와 특별한 연결고리 없는 가운데서 ‘장원방 자체에 관한 홍보부터 시작’이라는 관점에서 청소년 서당·전통문화교실을 개설하여 시작하였다. 그것은 지역의 청소년부터 장원방에 관한 정체성을 일깨워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명제 하에 시작한 것이다. 예상했던 것과 달리 선산지역 내에서도 장원방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청소년들은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전혀 모르다 시피 했다.
필자는 나름대로 그동안 특히 영천의 ‘임고서원 충효문화수련원’을 수차례 방문, 견학 및 협의 등을 통하여 임고서원 특유의 연수프로그램 등에 대한 공부와 연구를 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선산 장원방 서당이라는 문화교실을 개설했을 때를 대비하여 롤·모델을 삼고자하는 마음에서였다. 장원방위원회 측의 입장은 필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부분은 전문가(기관)에 의뢰하여 운영할 것이라는 방침임을 알렸었다. 아무튼 선산이라는 같은 지역 내 호흡하고 있는 입장이라 향 후 상호간의 좋은 상생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장원방 문화는 반드시 복원되고, 훌륭한 문화관광 인프라로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하는 마음이다.
2020.08.29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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