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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두칼럼]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가 있는가?

이순락기자 0 1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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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光頭 이순락, 본지 편집국장 ~ 


필자가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얘기다. 내용은 대단히 진부하면서도 많이 알려진 이야기이다. 우리들 어렸을 적에는 누구나 한번 쯤 들었음직한 얘기이고 성경에서도 인용되는 얘기다. 즉 부잣집 아들 녀석이 매일처럼 돈을 물써듯 하며 친구들과 주색잡기에 빠진 아들에게 주의를 주며 훈계했다. 아들은 자기 친구들이 얼마나 의리 있고 친한데 염려마시라고 아버지에게 간섭하시지 말라고 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아들에게 그렇다면 네 친구가 얼마나 의리 있는친군지 시험해 보자고 했다. 아들은 자신 있게 아버지께 그렇게 하시라고 했다.


 

살인(殺人)한 친구도 보듬어 주는 진정한 우정

 

 

아버지는 돼지 한 마리를 잡아 멍석에 둘둘 말아 지게에 짊어지고 아들과 함께 먼저 자기 친구 집에 찾아갔다. 밤늦은 시각이었다. 아버지는 친구를 불러내어 자기의 어려운 사정을 여차여차하며 내가 실수로 사람을 죽였으니 좀 도와 달라.’고 했다. 아버지의 친구는 피가 뚝뚝 흐르는 멍석에 사람의 시체가 있고, 친구의 사정을 듣고 황급히 일단 빨리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면서 누가 볼까봐 얼른 대문을 걸어 잠궜다.

 

 

아니 친구야, 자네가 어쩐 일로 이 지경이 됐나?” “참으로 면목 없네. 우선 내가 관아에 잡히기 전에 어디 가서 숨을 곳이라도 좀 주선해 주시게나.” “그럼, 그렇게 하고 말고, 우선 내가 알아볼 동안 우리 집에서 며칠간이라도 피하여 계시게나. 우째 이런 일이 자네에게...”

 

 

물론 이 일은 아들에게 친구란 어떤 사이인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실증적 교훈이었기에 당연히 해프닝으로 끝났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아들 친구에게도 똑같은 시험을 했다. 아들의 친하다는 친구는 하나같이 나를 끌어들이지 말라’ ‘자네 알고 보니 친구해서는 안 되겠군. 살인범이잖아...’식이었다. 아들이 깨달았고, 아버지의 교훈은 아들에게 일생동안 살아있는 교훈이 되었음은 당연한 일이다.

 

 

작은 금전차용(金錢借用) 요청도 피하는 사이라면...

 

 

최근에 와서 필자가 스스로도 모르게 (비록 잠간 동안이었지만) 금전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상태에 있었다. 자식에게도, 와이프에게도 부탁하기 싫었다. 그리 큰돈도 아니었기에 몇몇 지인에게 부탁해 보았다. 그런데 예상외로 반응들이 실망뿐이었다. 지인들의 뒷모습을 몰래 훔쳐본 것 같아 오히려 부탁한 필자 자신이 부끄러웠다.

 

 

비록 위에서 언급한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있었던 류()와는 전혀 다른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필자로서는 그동안 함께 친한 듯이 지내고 있는 지인들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에 작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랴. 이재(理財)에 밝지 못한 필자가 부끄러울 뿐이 아니겠는가.

 

 

과유불급(過猶不及)

 

 

최근에 지역의 S농협이 조합장의 부정한 이재(理財)로 감옥에 갇히는 사건이 있었다. 그래서 그 당해 농협뿐만이 아닌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선량한 시민들까지 외부 사람들로부터 도적놈 무리(?)로 지칭되는 불명예의 치욕을 받고 있다. 조합장의 금전에 대한 지나친 욕심이 빚어낸 결과였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너무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다름 아님을 말한다. 소문에 의하면 시골 단위농협 조합장도 연봉 1억 원이라고 한다. 그것만 해도 대단한 소득이 아닌가. 그런데 문제의 조합장은 그 정도는 자신에게는 차지 않았던 것이었던가.

 

 

시의회 의장이라는 명예로운 자리까지 내려놓고 소위 말하는 돈 되는조합장직에 나섰다가 패가망신하는 것을 보면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을 만하다. 무엇보다 그로인해 공석이 된 차기 조합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입후보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필자는 항상 순리와 상식이 통하는 삶을 가장 귀중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 기자로서의 생활지표도 당연히 이런 기준에서 임하고 있다. 그래서 거창한 정론직필(正論直筆)을 내세우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결국은 더욱 먹고 살기가 힘들어 지고, 지인에게 부끄럽고, 염치없이 손을 벌리기까지 했었으니...

2018.8.6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 gbm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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