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의 칼럼】구미의 문화·예술행사 이대로 좋은가?
< 필자 : 경북대 정치학 박사, 前구미회 부회장>
2018년 2월 ㈔한국정수문화예술원 8대 이사장에 금오공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 임은기 교수가 취임하면서 그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한국정수문화예술원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하면서 출발했다.
임은기 교수 겸 이사장은 2019년 5월 '10폭 십장생도'가 대상을 받으면서 중복출품 의혹이 불거지자 구미시청에서 중복 출품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하면서 중복출품 의혹을 제기하는 세력들에게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엄포성 기자회견을 했다. 그러나 대상을 받은 '10폭 십장생도'는 다른 곳에서 이미 출품되어 상을 받은 작품으로 확인되면서 그의 말은 모두가 거짓이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임은기 교수는 2005년 구미시와 국립 금오공대가 옛 금오공대 캠퍼스 활용과 관련하여 4개 기관(경북도, 구미시, 영남대, 한국산업단지 관리공단)이 컨소시엄(consortium)을 구성해 개발하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지역대학인 금오공대가 빠졌다는 이유로 금오공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인물이다.
당시 임 교수는 “MOU 체결과정에서 구미시가 정작 컨소시엄의 주체가 돼야 할 금오공대를 쏙 빼놓고 사학인 영남대를 참여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금오공대를 포함하는 공공기관끼리의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면서 컨소시엄을 보이콧했다. 그런 까닭으로 임은기 교수는 구미시민이 전혀 모르는 인물이 아니다.
그는 2018년 2월 파행적으로 운영되던 한국정수문화예술원 이사장을 맡게 된다. 그러나 그 역시 구미시 보조금 운영에 대한 개혁과 불합리를 바로 잡지 못하고 오히려 더 파행적으로 이끌어 갔다. 대학에서 예술·문화와 전혀 관계없는 컴퓨터관련 학문을 가르치다가 어떻게 한국정수문화예술원 이사장을 맡게됐는지 아직까지 구미시민들은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20년 10월 7일 인은기 교수는 한국정수문화예술원 이사장 자리에서 사퇴한다. 사퇴한 이유는 2019년에 있었던 정수대전에서 아버지가 운영위원을 맡고, 어머니가 심사위원이 되어 아들에게 '대상'을 몰아주면서 정수대전이 “가족잔치”와 “부모찬스”라는 최대의 오명을 남기면서 대상논란과 정수대전의 운영 및 부조리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사장 자리에서 사퇴하게 된다.
사실 정수대전은 대구·경북지역 메이저 언론사도 관여하고 있다. 이래서 구미시는 한국정수문화예술원이 불합리하고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제4권력인 언론기관이 정수대전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보조금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은 정수대전이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계속적으로 지급했을 것이라 추측된다.
2019년 11월에 정수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부모가 운영위원장과 심사위원을 맡아 아버지가 수년전에 만든 작품과 비슷한 작품을 제출한 아들은 어려움 없이 손쉽게 대상과 함께 문화체육부 장관상까지 거머쥐었다. 정수대전에서 벌어진 도덕적 타락과 불법은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공정성”의 문제로까지 확대되어졌다.
지금 젊은이들과 많은 국민들은 대한민국에 “공정성”이 과연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하고 답을 한다. 그들의 대답은 공정하지 않다는데 모두가 입을 모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상은 불공평한 것이 사실이지만, 부모들이 나서서 세상을 불공정하게 만든다면, 부모님이 능력없을 때는 젊은이들이 과연 이 사회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정수대전의 “가족잔치”와 “부모찬스”는 예술가가 되어 보겠다고 꿈을 가지고 외로움과 궁핍함을 견디면서 어두운 작업실에서 노력한 많은 예술가들에게 좌절감을 맛보게 했다. 그리고 정수대전의 도덕적 타락과 불법은 구미시민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주면서 외면 받고,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정수대전의 잘 못된 운영결과는 국내에서 구미의 문화예술의 수준을 보여 주었다. 한마디로 저급한 단계를 넘어 불법과 도덕적 타락마저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구미의 문화예술을 좌지우지 하는 몇몇의 사람들 때문이라고 이 세계를 조금 아는 사람들은 말을 하고 입을 모은다.
구미에서 문화예술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좌지우지 하는 몇몇의 사람”에게 불만을 표시하거나 저항하는 태도를 보일 때는 아예 보조금이 지급되는 사업에 제외가 된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들을 수가 있다.
사실 사퇴한 임은기 교수도 자의적으로 한국정수문화예술원 이사장을 한 것이 아닐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문화예술을 좌지우지 하는 몇몇의 사람들”에게 타의적으로 옹립(擁立)되었을 것이다. 옹립된 배경에는 경력과 직업이 지역 금오공대 교수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누가 보아도 그럴듯하기 때문에 그들의 입맛에 맞았기 때문이다.
구미의 문화예술을 좌지우지 하는 몇몇은 수십 년 동안 구미시 관련 부서의 공무원들과 네트워크(network)와 카르텔(cartel)을 형성했기 때문에 '서류만 맞으면 보조금이 지급되는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먹고 살기 바쁜 시민들은 문화·예술에 대해 문외한(門外漢)들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 어떠한 메카니즘(mechanism)이 있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정수대전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정수문화예술원 이사장이 사퇴하는 선에서 구미시는 이 문제를 마무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기회에 구미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화예술에 지급되고 있는 보조금의 명확한 집행내역이 있어야 하고, 원칙과 기준을 지금보다도 더 투명하게 하지 않으면, 생선 가게를 고양이에게 맡기는 모양새가 될 것이다.
이번에 벌어진 정수대전의 불법과 도덕적 타락은 외국의 해외 토픽(topik)감이다. 정수대전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이 보여준 심각한 도덕적 불감증과 타락은 예술가들의 양심을 저버리고 , "구미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낮다"라고 정수대전의 관계자들이 만천하에 증명했다.
구미시는 문제가 불거지고 난 후 대내적으로 이 문제가 확대되지 않기를 바랠 것이고, 정수대전 문제가 하루 빨리 덮어지기를 바랄 것이다. 이 문제를 빨리 덮는다면, 구미시 저변에 깔린 도덕적 타락과 불법의 문제점은 고사하고, 구미시민과 구미시가 처한 위기를 반성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을 계기로 불법과 도덕적 타락을 바로잡는 제도개선 하는 일들이 제도권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수문화예술원 임은기 이사장이 사퇴하면서 재발 방지대책으로 운영위원들은 “4촌 이내의 친인척을 심사위원으로 추천할 수 없고, 모든 심사위원은 4촌 이내의 친인척이 접수한 작품에 대한 심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전형적인 기가 차는 "미봉책"이다.
이 운영위원들이 내놓은 재발 방지대책은 초등학생이 보고 들어도 웃을 일이다. 만약 심사위원 중 미술대 교수가 있는데, 그의 제자와 “짜고 치는 고스톱”을 정수대전에서 벌이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정수문화예술원 이사장이 사퇴하기 전 운영위원들과 함께 구미시민들에게 짧게나마 “죽을 죄를 지었다”는 사과문 하나쯤은 발표하고 사퇴하는 것이 적어도 구미시민에 대한 마지막 도리가 아닌가? 그의 언행은 학자적 양심마저 의심받게 만들었다.
끝으로 구미지역에서 “문화·예술을 좌지우지하는 카르텔”을 뿌리 뽑는 제도적 개선이 있지 않고는 구미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화예술 행사는 그들의 놀이터와 주머니를 채워주는 행사라는 것을 구미시민과 구미시는 알아야 할 것이다.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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