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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의 칼럼】 구미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이순락기자 0 27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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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경북대 정치학 박사, 경북대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위원, 구미 새로넷방송 시청자위원>

 

구미의 근로자가 2019년 11월 기준으로 8만 6815명으로 9만 명이 붕괴되었다. 그리고 기업가동률 68.2%, 고용률 61.1%, 실업률 5.4% 으로 2000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는 것을 얼마 전 뉴스 기사를 통하여 필자는 접했다. 구미 경제를 수치적으로 나타냈지만, 구미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절망적인 수준을 넘어 공포수준에 가깝다.


장비 설치사업을 경영하는 필자의 친구가 “이대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지 걱정이 된다.”는 말을 한숨을 쉬며 내뱉었다. 순간 필자 역시 구미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여간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친구가 덧붙여 하는 말이 “구미는 현재 더 이상 일 꺼리가 없어서 충청도 천안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친구가 했던 말이 구미 경제의 현실을 한마디로 압축해서 하는 말로 느껴졌다. 구미경제는 이제 어떻게 나가야 할 것인가를 구미시민 모두가 아주 깊이 고민하지 않으면 안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 정설이다.  


한 도시가 경제적으로 몰락하여 다시 일어난 사례가 스웨덴의 공업도시 “말뫼(Malmo)”가 있다. 그래서 세계인들은 “말뫼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말뫼는 1980년대까지 세계적인 조선업을 이끌던 스웨덴의 중공업 도시였다. 


그러나 1990년도 들어서면서 중진국들의 조선업 경쟁력에 밀리면서, 결국 주력산업이 무너지는 위기를 맞아 한순간에 말뫼의 3만여개 가까운 일자리가 사라져 버리면서 사업가, 노동자가 떠난다. 곧바로 말뫼 시는 재정파탄으로 이어졌고, 회복불능의 도시로 각인되어졌다. 


말뫼의 최대 조선소 코쿰스 조선소의 골리앗 크레인이 한국의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팔리는 그 날 스웨덴 방송국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트는 장송곡을 틀었다. 그래서 스웨덴 국민들은 그것을 “말뫼의 눈물”이라 불렀다. 그러나 말뫼 시는 이대로 주저 않을 수 없다는 시민들의 여론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와 시민 대표, 공무원들이 참석하여 무려 6개월간의 밤낮 없는 “끝장 토론”을 하게 된다. 


6개월간의 끝장토론의 결과는 기존의 산업인 조선업과는 결별하고, 혁신적인 사고와 마인드로 새로운 미래 산업에 투자를 선택하게 된다. 망해가는 도시 말뫼를 살린 그 중심에는 일마루 레팔루(Ilmar Reepalu) 시장이 있었다. 레팔루 시장은 1994년부터 2013년까지 19년 동안 시장을 맡으며 말뫼를 기적의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레팔루 시장의 리더십과 조정·균형감각이 돋보였다고 하겠다.  


말뫼 시는 친환경 에너지 도시로 대전환을 거치면서 2007년 유엔환경계획(UNEP) 기구에서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어 세계적인 주목을 현재에도 받고 있으며, 많은 타국가의 공무원들과 기업의 엔지니어들이 말뫼 시를 배우기 위해 견학을 하고 있다. 말뫼는 지금 죽음의 도시에서 기적의 도시로 변모하여 세계적인 도시로 바뀐 것이다.


구미시가 올해 “2020년 경제지도가 이렇게 바뀝니다.”라는 슬로건으로 ① 혁신(Innovation), ② 순환(Circulation), ③ 확장(Expansion)이라는 3대 경제 축으로 해서 혁신동력강화, 지역경제 순환, 경제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것을 토대로 융합형 미래신산업 육성, 주력산업 경쟁력 및 생산성 제고, 글로벌 혁신기술 도입 및 확산이라는 실질적인 계획까지 내놓았다. 


필자도 구미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제발 좀 이렇게 되어 구미가 변화하고, 바뀌어 대전환이 일어나는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그러나 이것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선출직 공무원인 구미시장 및 시·도의원을 비롯하여 지역의 국회의원들이 사고의 전환과 행동이 뒤 따르지 않으면, 아무 성과도 못 내고 예산만 없애는 장밋빛 계획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필자는 보고 있다. 


언젠가 필자는 구미에는 정치인은 많아도 정치가 없다고 했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싸우면서 대화하고 타협하고 조정하는 것이다. 구미의 정치지형은 그동안 대립과 분열밖에는 없었다고 하겠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과 민주당 구미시장이 한자리에 앉아 구미를 위해서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는 것을 시민들은 이제까지 보지 못했다.


말뫼의 끝장토론은 고사하고, 구미에는 1시간의 토론과 대화도 없었다. 그저 공무원들이 계획하고 기획하는 정책에 따라 구미의 모든 방향이 결정되어져 왔고, 또 그렇게 결정되고 있다. “한국에서 공무원이 손대면 되던 것도 망한다.”는 말이 있다.

그들 공무원들은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사고의 소유자들이 태생적으로 아니다. 그저 행정적으로 길들여진 하나의 직업군일 뿐이다. 이러함에도 국민과 시민들은 공무원에게 많은 기대와 희망을 걸어 본다.


공무원들은 예산을 투입하면 결과물이 반드시 있어야만 책임회피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손쉽게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 대학교의 교수들을 불러 무슨 무슨 세미나와 정책 토론회를 구상하고, 거기에다 첫 번째 예산을 투입한다. 그래야 손쉬운 실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미나와 정책토론회는 현장에서 기업을 경영하고, 운영하는 경영자들에게는 실질적으로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세미나와 정책토론회에 경영자들을 초청하거나 참가시키지도 않는다는 불만 섞인 하소연을 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이 오늘 날 구미에서 기업을 하는 사업가들의 목소리이다. 한마디로 실질적인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이론적인 방향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구미시의 책임이 무엇보다 막중하다고 하겠다.


구미는 지금 살아남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무엇보다 정치적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화와 소통, 그리고 타협을 하는 체제가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어떤 일이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시민들은 보고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지역의 정치를 책임지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하고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해야 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그리고 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지원과 예산이 절대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앙정부를 견제하고, 예산을 얻어내는 국회의원들의 능력과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을 봤을 때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원은 입법 활동과 예산을 지역구에 가져오는 것으로 그들의 능력을 판단할 수 있다. 이것으로 국회의원이 과연 능력 있는지 없는지를 판가름해도 될 것이다. 경북의 10개 시(市) 중 구미시 예산을 비교해 보자.


                    <경북지역 내 시별 예산 액수와 증가 내역>

 도시

 인구

 2019년 예산

 2020년 예산

 증감

 포항시

 51만

 1조 8345억

 2조 86억

 1741억원(9.5% 증가)

 경주시

 26만

 1조 2850억

 1조 4150억

 1300억원(11% 증가)

 김천시

 14만

 1조 60억

 1조 360억

 300억원(3% 증가)

 안동시

 16만

 1조 700억

 1조 2500억

 1800억원(17% 증가)

 구미시

 42만

 1조 2055억

 1조 2647억

 592억원(5% 증가)

 영주시

 10만

 7094억

 7926억

 832억원(11.7% 증가)

 영천시

 10만

 7370억

 8230억

 860억원(11.7% 증가)

 상주시

 10만

 8413억

 1조 380억

 1967억원(23.38% 증가)

 문경시

 7만

 6770억

 7270억

 500억원(7.39% 증가)

 경산시 

 27만

 9500억

 1조 20억

 520억원(5.5% 증가)



도표를 보면 인구 대비 예산의 확보 면에서나 증가 측면에서 구미시를  경북의 9개 시와 비교했을 때 형편없는 수준의 결과을 보여 주고 있다. 지역의 국회의원들이 예산 확보 차원에서는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을 통계자료가 보여주고 있다. 


구미시에 무슨 발전적인 일이 있으면 밥상에 숟가락만 올리듯, 본인들이 노력해서 다 된 것처럼 하는 것을 구미시민은 수없이 봐왔다. 구미의 국회의원은 자질론 측면에서도 낙제점을 받아 마땅하다. 항상 지역 시민과 동떨어진 행동과 사고를 한다는 것을 수없이 들어왔다. 


오죽하면 시민과 사람들을 국회의원이 알아보지 못해 “안면인식장애”, 그리고 시민을 만나도 반갑게 맞아 주거나, 웃는 얼굴을 하지 않아 “안면근육장애”에 걸렸다고 구미시민들이 이렇게 하겠는가?


그리고 얼마 전 1월 23일자 영남일보에 “대전·충남 혁신도시 건설” 근거가 되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균특법) 개정안 심사 당시 자유한국당 장석춘 의원(구미을)이 침묵으로 일관한 것과 관련해 구미지역 시민단체인 경실련이 장석춘 의원에게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구미경실련은 성명에서 “대전·충남 혁신도시 건설은 수도권을 대전까지 확장시키는 것으로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악성 정책”이라며 “구미공단은 수도권 규제 완화의 대표적인 피해지역으로 수도권 확장에 철저히 대응해야 하는데도 장 의원은 말 한마디 없이 침묵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앙정부에서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공공기관을 지방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그래서 충남 홍성 출신의 홍문표의원이 발의한 “대전·충남 혁신도시 건설”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 11월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소위에서 통과되는 과정에서 장석춘의원이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만약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대전·충남이 지방이전을 앞두고 있는 공공기관을 다 가져가게 되어 있다. 따라서 공공기관을 유치하고 싶은 우리 경북도와 구미시로 봐서는 아주 좋지 않을 정도가 아니라, 제2의 수도권 규제 완화가 되는 것이다. 수도권규제완화는 곧 지방에게는 죽음이다.


대전 밑에 있는 각 도시들은 “대전·충남 혁신도시 건설”을 골자로 하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악법과도 같은 법이 되는 것이다. 지역의 이익과 발전을 대변해야 할 지역 국회의원이 지역발전과 이익을 한마디로 저버린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하겠다.  


70여일 남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 왔다. 구미시민들은 한결같이 찍을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구미에 인물이 이렇게도 없나 하며 한탄과 탄식을 연신 뿜어내고 있는 것이 구미의 오늘날의 현주소이다.

스웨덴 “말뫼의 기적”처럼 죽어가는 도시를 살려 낼 인물이 과연 구미에도 나올 것인지 모두가 궁금한 것이 현실이 되었다.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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