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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원재 유교문화 해설 77 (한민족의 근원사상 表訓天詞)

이순락기자 0 4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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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수 박사ㆍ전안동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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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세기 행촌 이암 

고려말 문하시중을 지낸 행촌 이암(1297~1364)이 그의 우국충정에서 쓴 『단군세기』의 서문에서 말하기를 “나라를 위하는 길은 선비(지식인)의 기개보다 앞서는 것이 없고, 역사를 아는것보다 더 급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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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세기 

 사학(史學)이 분명하지 않으면 선비의 기개를 떨쳐 일으킬 수 없고, 선비의 기개가 떨쳐 일어나지 못하면 국가의 근본이 흔들리고 나라를 다스리는 법도가 갈라지기 때문이다.

아아! 정치는 그릇과 같고 사람은 도(道)와 같으니, 그릇이 도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으며 나라는 형체와 같고 역사는 혼과 같으니, 형체가 그 혼을 잃고서 어찌 나라가 보존될 수 있겠는가! 

 도와 그릇을 함께 닦는 자도 나요, 형체와 혼을 함께 지켜 나가는 자도 나이다. 그러므로 천하만사는 무엇보다 먼저 나를 아는 데 있다. 그렇다면 나를 알려고 할진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겠는가?”

행촌 이암선생은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무었보다도 우리의 역사를 올바로 인식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고대사는 왕조의 교체와 빈번한 내란, 외적의 침략으로 왜곡하거나 멸실되었고, 그나마 남아있던 사서(史書)조차 조선조 사대사상과 일제암흑기를 거치면서 수거되어 불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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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일사 이맥 묘소 

 다행히 현재까지 남아있는 사서는 신라때 박제상(363~ 419)이 쓴 한민족의 창세기인 『부도지』(符都誌), 발해의 대야발(?~742)이 쓴 『단기고사』(檀奇古史), 신라 진평왕(?~632) 당시 왕사였던 안함로가 쓴 환인.환웅의 역사 『삼성기』(三聖紀), 고려말 행촌 이암(1297~1364)이 쓴 단군시대 2096년의 생생한 역사 『단군세기』(檀君世紀), 고려말 휴애거사 범장이 쓴 『북부여기』(北夫餘紀), 조선조 일십당 이맥(1455~ 1528)의 『태백일사』(太白逸史)등이 남아있지만 정사(正史)로 인정받지 못하고, 고구려 이전 만주의 역사는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우리의 역사가 침탈 당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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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학회 이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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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주 이상룡 

 행촌 이암은 고려때 문하시중을 지낸 대학자로 고성이씨 임청각 이명(李洺)의 고조부이며 한민족의 고대사가 행촌으로부터 이맥--> 이기--> 이유립 --> 임청각의 17대종손이자 일제 암흑기 민족지도자인 석주 이상룡등 고성이씨의 후손들에 의해 면면히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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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 이기 

 석주선생은 이러한 역사인식에서 나라가 망하자 가솔을 데리고 간도땅 유하현 삼원보에 정착하였다. 그곳은 우리의 고조선의 옛땅, 부여.고구려.발해 등 선조들의 웅대한 기개가 서린 곳이며 수천년이 지나 다시금 조국광복의 꿈을 이 땅에서 심어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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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세기 저술 해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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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청각 종택 

일십당 이맥(李陌)은 임청각 이명(李洺)과는 사촌지간이며 중종당시 실록 찬수관이 되어 궁중의 비서를 많이 읽고 고조부 행촌선생의 고대사에 이어 한민족의 국통과 역사를 집대성한 『태백일사』太白逸史를 편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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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단고기 운초 계연수 

또한 일십당 이맥의 후손인 이기(李沂)는 전라도 만경 출신으로 다산의 학통을 계승한 실학자이자 독립운동가로 제자인 계연수(桂延壽)에게 집안에 전해 오던 『태백일사』를 전해 주어 『환단고기』를 발간하고 세세히 감수하였다.

『환단고기』는 안함로의 『삼성기 상』, 원동중의 『삼성기 하』, 행촌 이암의 『단군세기』, 범장의 『북부여기』, 일십당 이맥의 『태백일사』를 하나로 엮은 한민족의 정통 역사서(歷史書)이다.

일십당 이맥(李陌)이 쓴『태백일사』중 《삼신오제본기》에 신라때 의상대사(625~702)의 제자로 하늘과 소통하는 성인으로 추앙받던 인물로 알려진 표훈스님(表訓大德)의 저술인 ‘하늘의 말씀’이란 표훈천사(表訓天詞)에 당시 한민족의 역사인식과 한민족의 고유한 우주관과 근원사상을 엿볼 수 있다. 이는 유학의 우주론인 주돈이(960~1127)의 태극도설보다 400년이나 앞선시대의 한민족 고유의 우주론이자 음양오행론이다.

'표훈천사'에서 말했다.

태시에 위아래 사방은 일찌기 아직 암흑으로 덮여 보이지 않더니 옛 것은 가고 지금은 오니 오직 한 빛이 있어 밝더라. 상계로부터 또 삼신이 계셨으니 곧 한 분의 상제이시니라. 주체는 곧 일신이니 각각 신이 따로 있음이 아니나, 쓰임은 곧 삼신이시니라. (表訓天詞云 太始上下四方 曾未見暗黑 古往今來 只一光明矣 自上界却有三神卽一上帝 主體則爲一神 非各有神也 作用則三神也)

삼신은 만물을 끌어내시고 전 세계를 통치하실 가늠할 수 없는 크나큰 지혜와 능력을 가지셨더라. 그 형체를 나타내지 않으시고 최상의 꼭대기의 하늘에 앉아 계시니 계신 곳은 천만억토요 항상 크게 광명을 발하시고 크게 신묘함을 나타내시며 크게 길한 상서를 내리시더라. (三神有引出萬物 統治全世界之無量智能 不見其形體而坐於最上 上之天所居千萬億土 恒時大放光明 大發神玅大降吉祥.)

숨을 불어넣어 만물을 만드시고 열을 뿜어 만물의 종자를 세우시며 신묘하게 행하여 세상일을 다스리시니라. 기(氣)가 있기 전에 처음으로 물을 낳게하여 태수(太水, 물의 근원, 조상)라하고 태수(太水)는 북방(北方)에 있으면서 흑(黑)을 다스리게 하였다. (呵氣於包萬有 射熱以滋物種 行神以理世務 未有氣而始生水 使太水居北方司命尙黑)

기(機)가 있기 전에 처음으로 불을 낳게하여 태화(太火)라 하고 태화(太火)는 남방에 있으면서 적(赤)을 다스리게 하였다. 질(質)이 있기 전에 처음으로 나무를 낳게하여 태목(太木)이라 하고 태목(太木)은 동방에 있으면서 청(靑)을 다스리게 하였다. (未有機而始生火 使太火居南方司命尙赤 未有質而始生木 使太木居東方司命尙靑)

형(形)이 있기 전에 처음으로 금을 낳게하여 태금(太金)이라 하고 태금(太金)은 서방에 있으면서 백(白)을 다스리게 하였다. 체(體)가 있기 전에 처음으로 흙을 낳게하여 태토(太土)라 하고 태토(太土)는 중앙에 있으면서 황(黃)을 다스리게 하였다. (未有形而始生金 使太金居西方司命尙白 未有體而始生土 使太土居中方司命尙黃)

이에 하늘 아래 두루 있으면서 오제의 사명을 주관하는 바 이를 천하대장군이라 한다. 지하에 두루 있으면서 오령(五靈)의 이룸을 주관하는 바 이를 지하여장군이라 한다. 생각건대 저 삼신을 천일(하늘신)이라 하고 지일(땅의 신)이라 하고 태일(사람 신)이라 한다. 천일은 조화를 주관하고 지일은 교화를 주관하며 태일은 치화를 주관하느니라. (於是遍在天下者 主五帝司命 (是爲天下大將軍也 遍在地下者 主五靈成効 是爲地下女將軍也. 稽夫三神 曰天一 曰地一 曰太一 天一主造化 地一主敎化 太一主治化)

오제는 흑제. 적제. 청제. 백제. 황제를 말하니, 흑제는 생명이 다함을 주관하고, 적제는 빛과 열을 주관하고, 청제는 낳고 자라게 하는 것을 주관하고, 백제는 성숙을 주관하며, 황제는 조화를 주관한다. 또 생각건대 5령(五靈)은 태수. 태화. 태목. 태금. 태토라 하니, 태수는 크게 윤택하게 하며, 태화는 녹이고 익히며, 태목은 지어 이루고, 태금은 마름질하여 자르며, 태토는 씨뿌려 농사를 주관한다. (稽夫五帝 曰黑帝曰赤帝曰靑帝曰白帝曰黃帝 黑帝主肅殺 赤帝主光熱 靑帝主生養 白帝主成熱 黃帝主和調 稽夫五靈 曰太水曰太火曰太木曰太金曰太土 太水主榮潤 太火主鎔剪 太木主營築 太金主裁斷 太土主稼種)

이에 삼신은 곧 5제를 감독하고 명령하여 각각 넓히고 나타내게 하고, 5령으로 하여금 기르고 이루게 하도다. 해가 뜨면 낮이라 하고 달이 뜨면 밤이라 하며, 별의 움직임을 측량하여 춥고 더운 것과 연대를 기록케 하니라. 고기잡이는 배띠워 바다를 지키고, 농사에는 수레를 내어 땅을 지키니라. (於是三神乃督五帝 命各顯厥弘通 五靈啓成厥化育 日行爲晝 月行爲夜 候測星曆 寒署紀年, 漁區出船以守海 農區出乘以守陸)

크도다 삼신일체의 만물의 원리 됨이여! 만물원리의 덕이여, 지혜여, 힘이 됨이여! 높고도 넓어서 세상에 가득하며, 깊고 묘하여 불가사의하게 운행함이여! (大矣哉三神一體之爲庶物原理 而庶物原理之爲德爲慧爲力也! 巍湯乎充塞于世 玄玅乎不可思議之爲運行也!

그런데 사물은 모두 사물의 이치를 가졌으나 이치가 아직 사물에 다하지 못하였고, 사물은 모두 사물의 도리를 가졌으나 도리가 아직 사물에 다하지 못하였고, 사물은 모두 사물의 기능을 가졌으나 기능이 아직 사물에 다하지 못하였고, 사물은 모두 무궁함이 있으나. 무궁함이 아직 사물에 다하지 못하였나니, 세상에 있으면 산다하고 하늘로 돌아가면 죽었다 하는데, 죽음은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라. (然庶物各有數 而數未必盡厥庶物也 庶物各有理 而理未必盡厥庶物也 庶物各有力 而力未必盡厥庶物也 庶物各有無窮 而無窮未必盡厥庶物也 住世爲生歸天爲死 死也者 永久生命之根本也)

그렇기 때문에 죽음이 있으면 반드시 삶이 있고, 삶이 있으면 반드시 이름이 있고, 이름이 있으면 반드시 말이 있고, 말이 있으면 반드시 행이 있느니라. 이를 산 나무에 비유하면 뿌리가 있으면 반드시 싹이 있고 싹이 있으면 반드시 꽃이 있고, 꽃이 있으면 반드시 열매가 있으며, 열매 있으면 반드시 쓰임이 있나니라. (故有死必有生 有生必有名 有名必有言 有言必有行也 譬諸生木 有根必有苗 有苗必有花 有花必有實 有實必有用也)

이를 또 태양의 움직임에 비유컨대, 어둠이 있으면 반드시 밝음이 있고, 밝음이 있으면 반드시 살핌이 있고, 살핌이 있으면 반드시 행함이 있고, 행함이 있으면 반드시 이룸이 있나니 대저 천하 일체의 사물은 개벽(음양)이 있어서 존재하고, 변화가 있어서 존재하며, 순환함이 있으므로 존재하니라. (譬諸日行 有暗必有明 有明必有觀 有觀必有作 有作必有功也 則凡天下一切物 有若開闢而存 有若進化而在 有若循環而有)

오직 근원의 기와 지극히 오묘한 신은 저절로 하나를 잡아 셋을 포함하여 가득히 빛났으니 있을 곳에 있고 감응하여 대응하니라. 오되 시작된 곳이 없고 가되 끝나는 곳이 없으니 하나에 통하여 만 가지를 이루지 못함이 없음이라. (惟元之氣 至玅之神 自有執一含三之充實光輝者 處之則存 感之則應 其來也 未有始焉者也 其往也 未有終焉者也 通於一而未形 成於萬而未有)

○ 이 글에서 북방은 생명이 탄생하고 또한 죽음도 북방에서 관장한다. 이곳은 『부도지』에 서 말하는 하늘의 마고성(麻姑城)이라 할 수 있고, 삼신(三神)이 머무는 곳이며 북극성을 말한다.

북극성을 범어로 마가(Magha)라 하는데 한자로 번역하여 마고(麻姑)가 되었다. 마고는 삼신(三神) 이라고 하는 우리 한민족의 개벽 창조주이다.

한민족은 예로부터 북두칠성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 삼신할매는 북극성에 계시며 아이를 점지해 주신다고 믿고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면 할머니는 장독간에 북방을 주제하는 물을 떠놓고 북두칠성에 아이가 무탈하게 잘 자라도록 빌었고 또한 사람이 죽으면 북두칠성을 그린 칠성판을 깔고 그 위에 시신을 누이는데 이것은 우리가 태어났던 북두칠성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의미이다.

북방의 신(神)은 물이며 생명이며 숨을 불어넣어 만물을 만들고 열을 뿜어 만물의 종자를 세우며 신묘하게 행하여 세상일을 다스린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삼신(三神)에 대해 오랜 세월동안 너무 친근하게 자주 접했기 때문에 그 심오한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잊어버렸다. 삼(三)은 철학(哲學)이고 신(神)은 사상(思想)이다. 이 두가지 뜻이 합쳐진 것이 삼신(三神)이다.

사람은 누구나 천지인을 통괄하는 삼신 하느님에게서 내려주신 성性,명命,정精의 근본적인 세 가지를 받아서 생겨난다. 그 세 가지 삼진(三眞)은 거짓됨이 없고 순수 그대로의 ‘선善’한 마음이다.

결국 한민족의 이상은 삼신하느님으로부터 품부 받은 착한마음 ‘삼진’을 온전하게 간직하여 본연의 선善을 온 누리에 실현하는 태양처럼 밝고 밝은 광명에 통하는 성통공완(性通功完)을 이룩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

    – 신채호 –



기사등록 : 김영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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