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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에세이)

작심삼일

조은자기자 0 17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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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재 홍



나는 나를 믿는가? 모르겠다. 심지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조차도.

마감일에 쫓기는 일은 인제 그만하자. 어떤 이야기라도 상관없다. 단 한 줄이라도 매일매일 쓰기를 생활화하자. 마음 가는 대로 손 가는 대로 쓰다 보면, 나도 누구처럼 글쓰기를 즐길 수 있으리라. 그래, 오늘부터 당장 시작하는 거다.’ 새해 첫날 나와 한 약속이다.

 

처음에는 술술 잘 풀렸다. 그날의 하이라이트를 소제목으로 붙여 쓰니 재미도 있었다. 느닷없이 찾아온 감기에도 굴하지 않았다. 제사가 다가왔고 며칠간 정신없었다. 머릿속은 글로 와글거리는데 옮길 재간이 없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잊었다. 어제도 그제도 그냥 넘어갔다. 몸이 말을 듣지 않다가 이제 마음마저 모르쇠로 나간다.

 

새해만 되면 늘 새로운 꿈과 희망을 품는다. 그리고 이것만은 꼭 실천하리라는 계획을 세운다. 매번 작심삼일이 될 게 뻔한데도 나와의 줄다리기를 그만두지 못한다. 그게 변변찮은 자신의 존재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방편일지라도,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참으로 이뤄내기 힘든 일임을 알지 못한다.

 

글을 쓰는 건 자신을 긍정하는 일이라 했다. 무엇이든 매일 쓰다 보면 오늘보다 조금은 나은 내가 될 터이니 말이다. 하지만 오늘도 글은 오리무중이고 머리만 쑤신다. 결국 나는 나를 배신할 모양이다.

 

* 작가소개: 2009에세이스트등단. 수필집 그들에게 길을 묻다

대구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달구벌수필문학회. 수미문학회 회원.


 




기사등록 : 조은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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