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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에세이)

김진철 에세이, "함박꽃(?) 피다"

김영숙기자 0 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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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진철 목사, 충남 서천 화양면 오순교회 ~


어제 마을 부녀회에서 어르신들의 점심을 대접했다. 코로나로 회관이 문을 닫고 공동식사가 금지된 지 거의 3년 만에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었다. 코로나 기간 중에 부실하고 불편했던 마을 회관을 거금(?)을 투자해 공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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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제한도 풀리고 공사도 잘 마쳐서 마을 회관을 많이 이용하라는 방송도 나갔다. 회관에 모이던 멤버들이 마을 입구 정자에 앉아계셔서 물었다. <왜 여기 계셔요. 새로 수리한 회관이 마음에 안 들어요?><아니 잘 해놨지. 그런데 여기 있으면 마을에 출입하는 사람들과 차가 다보여. 회관은 아무것도 안보여 갑갑해. 여기가 좋아> ㅎㅎ 안보아도 비디오다.

 

출입하는 차와 사람들들 보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다를 속닥거리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편하고 좋은 시설도 외로움을 해소해주지는 못하는가 보다그런 분들이 모처럼 갑갑함을 벗고 식사를 하러 가니 얼마나 좋을까? 내 임무는 차가 없는 분들을 교회승합차로 모시고 가고, 식사기도를 거창하게 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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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밥값을 헸으니 당연히 밥도 먹는다. 바다가 보이고 군산이 보이는 멋진 곳에서 갈비탕을 먹었다. 같이 앉아 드시던 할머니가 고기가 부드럽다고 하시면서도 얼마 안 드시고 숟가락을 놓는다. 아내가 포장할 재료를 가지고와서 포장을 해서 집에 가지고 가시도록 해드렸다.

 

식사가 거의 끝나고 작은 마을이지만 부산댁들이 있어서 우리 자리로 왔다. 부산갈매기(부산갈매기를 구성지게 잘 불러서 붙여진 별명이다)가 투박한 부산사투리로 인사를 했다. 그러자 할머니가 깨끗이 비어진 자기 뚝배기를 보여주면 다 먹었다고 자랑했다. 사람들이 놀라서 묻자 <목사님하고 먹으니까 술술 잘 넘어갔다.>고 해서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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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까지 마시고 돌아왔다. 오는 길에 두루재에 사람을 내려주고 보니 담 너머 피어 있는 빨간 꽃이 눈에 들어와서 <무슨 꽃인가요?> 하고 물었다. <함박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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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들어와서 찍으란다. 여기서 찍으면 더 예쁘다고 포토존(?)까지 가르쳐주셨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모란, 작약(함박꽃) 달리아를 구분 못한다. 함박꽃도 피고, 웃음꽃도 피고, 코로나는 패잔병처럼 쫓겨 가고. 그런데 이게 모란인가? 함박꽃인가? 함박꽃이라고 하니 그냥 믿어!



김진철 쓰다


편집 : 김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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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 김영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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