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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에세이)

김진철 에세이,"서빙로봇을 보면서"

김영숙기자 0 3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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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진철, 충남 서천 화양면 오순교회 담임목사 ~


군산의 어느 식당에 갔더니 서빙을 하는 로봇이 있었다. 서빙로봇의 등장에 아이들은 신이 나서 박수를 치며 좋아하고,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는 눈을 크게 뜨고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나도 목을 쭉 빼고 서빙 하는 모습을 구경했다. 종업원들은 음식을 배달하는 로봇 뒤를 따라가다가 주문한 손님 자리에 멈추어도 손님들이 음식을 내리지 않으면 음식을 손님상에 내려놓거나 가다가 장애물이 있어서 제대로 못가면 장애물을 치워주었다. 그리고 음식을 먹고 손님이 가고 나면 그릇을 치우고 상을 닦는 일은 종업원들의 몫이다. 추가 주문을 하거나 무언가 불만이 있어서 호출 벨을 누르면 달려가야 하는 것도 역시 종업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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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배달 로봇과 사람 종업원이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일을 할 수 있을까?
앞으로 더 완전한 로봇이 등장하면 사람 종업원은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일까? 어제 그런 인터넷 뉴스를 보았다. 닭을 튀기는 로봇, 커피를 내리는 로봇이 나왔다고.
1998,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되는 2000년을 앞두고 스티븐 스필버그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왜? 의문부호를 달았다. 새로운 세기가 열리는 시점에 1944년의 2차 세계대전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만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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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을 전쟁에 보낸 어머니, 두 아들은 이미 전사했다. 국가는 더 이상 국가를 위해 아들을 희생시키는 것은 안된다. 아직 살아있는 그 아들을 어머니의 품으로 돌려보내자고 결정을 했다. 그 아들이 어디 있는 지 수소문을 해보니 연락도 제대로 되지 않는 적군의 한 복판에 고립되어 있었다. 그 아들을 찾아서 어머니의 품으로 보내기 위해 일련의 병사들이 선발되었다. 그들의 임무는 적군의 한 복판에 있는 라이언이라는 일병을 구해서 그의 어머니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본적도 없는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해 우리가 간다.’그 말도 안되는 임무에 다들 불만이 많았다. 라이언 일병이 그의 어머니에게 소중하듯이 우리도 다 소중한 아들이다. 그 한명을 구하려다가 우리가 다 죽을 수도 있다. 이것이 말이 되느냐. 영화에서는 그랬다. 라이언 일병을 구하고 그 8명의 군인들은 다 죽었다. 사람들은 이게 뭐야. 한 명을 위해 8명이 다 죽는 것이 옳으냐. 말도 안된다. 등등 이야기를 했단다. 어쩌면 스필버그는 새천년을 앞두고 우리에게 물었는지도 모른다. 인간이 동물과 다르고, 로봇(인공지능)과 다른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인가? 어느 팝 칼럼니스트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비유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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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파트에 불이 났다. 그는 12층에 있었다. 불이 치솟아 나갈 수가 없다. 유리창을 깨고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 그 때 소방차가 왔다. 소방차에는 인공지능이 장착되어 있었다. 그 인공지능은 그 사람을 구출할 수 있는 방법을 분석해서 최선을 선택 하는 일을 한다. 이런 저런 초건들을 대입해보고 인공지능은 구출 불가능, 포기라고 선언한다. 구출할 확률이 10% 정도 밖에 안된다. 그를 구하려면 이런저런 장비가 투입되고 이런 비용이 발생하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이 희생될 수도 있다. 그렇게 하고도 구할 확률은 10%가 안된다. 그러니 포기하라고 결정한다. 사람들은 이것을 효율성이라고 부른다. 불속에서 살려달라고 하는 사람을 가능성이 없다고 포기해버리는 것을 비인간적이라고 한다.


스필버그는 그렇게 주장하는 것 같다. 인간이 동물과 다르고, 로봇(인공지능)과 다른 것은 사랑의 희생이다. 1명을 구하기 위해 여덟 명이 죽을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예수는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위해 99마리를 놓고 갔다. 수영을 못하는 어머니는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다. 그 사랑의 희생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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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오랜 세월이 지나서 나이든 라이언이 자기를 구하기 위해 희생한 병사들의 묘비 앞에 무릎을 꿇고 말한다. ‘나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당신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꽃 한 송이에 담긴 희생을 볼 수 있다면, 한 송이 열매에 담긴 씨앗의 희생을 볼 수 있다면, 지금 내가 누리는 자유를 위해 희생했던 이들을 기억해 볼 수 있다면 오늘의 삶이 조금 더 치열해 질 수 있을까? 이런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자.


2022.7.12(화) 




기사등록 : 김영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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