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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에세이)

에세이,《60여년 전 설날의 추억들》

김영숙기자 0 7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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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푸른초장교회 목사 이강호 ~​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는 내가 들이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우리 언니 저고리 노랑 저고리
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 저고리
아버지와 어머니 호사하시고
우리들의 절받기 좋아하셔요

우리집 뒤뜰에는 널을 놓고서
상 들이고 잣 까고 호두 까면서
언니하고 정답게 널을 뛰~
나는 나는 좋아요 참말 좋아요

무서웠던 아버지 순해지시고
우리 우리 내동생 울지 않아요
이집 저집 윷놀이 널뛰는 소리
나는 나는 설날이 참말 좋아요

설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동생은 엄마에게 "몇 밤 자고나면 설이야?" 날마다 물었다.

설 대목 장에서 아버지 어머니는 형아에게 줄 기차표 검정 고무신, 나는 말표 흰 고무신, 누나는 때때옷, 동생들도 새로 나온 나일론 잠바, 모두들 받아 들고 너무 기뻤다.

새로 사온 신발을 품에 안고 잠이 들었다.
그 다음 날에는 이발소에 가서 이발을 했었는데 이발소 벽면에 걸린 풍경화를 잊을 수가 없다.
그 다음 날에는 목욕탕엘 가고,
그 다음 날에는 방앗간에 가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떡국떡, 찰떡, 멥떡, 동네 사람 모두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윽고 작은 설날, 마당에는 장작불 타오르고 맛있는
부침개 냄새에 까치들도 찾아왔다.

작은 설날엔 잠자면 눈썹이 하얗게 쉰다는 소리에 막내동생은 꾸벅꾸벅 졸면서도 가래떡 써는 어머니 옆에 붙어 앉아서 떡국떡 한 줌씩 받아 먹으며 졸음을 쫓았다. 우리들은 떡국떡 한 개씩을 걸고 윷놀이를 했다.
윷이야! 모야! 걸이야! 신나는 한 판,
밤은 깊어가고 창문 사이로  정겨운 초승달 비치고 부엉이 소리 부엉부엉, 개 짖는 소리 멍멍, 부엌에는 보글보글 맛있는 떡국이 끓고 새벽이 되어 달걀과 김을 풀어 넣은 떡국을 먹었다.
얼마나 맛있는지 잊을 수가 없다.

큰아버지 사촌형,  사촌누나들도 왔다.
할아버지, 할머니께 세배를 드렸다.
할머니는 세뱃돈 대신
맛있는 곶감을 주셨다.
호랑이가 무서워한다는
곶감은 얼마나 달고 맛있던지, 그 맛을 호랑이만 모른다.

큰아버지 큰엄마 이모와  아버지와 엄마에게 세배를 하고 세뱃돈을 받았다.
야호! 신난다. 신이 나서 누나는 동네 누나들과 널뛰기,
우리는 자치기와 재기차기, 얼음이 언 논에서 형아와 팽이치기와 썰매를 타고 강변에서 연을 날렸다.

얼었던 낙동강 물이 풀리고, 봄이 오는 소리에 머지않아 대보름 지나면 개나리와 진달래가 필 것이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어릴 적 설날의 풍경이 지금도 나에게는 그리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오늘은 설날입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맛있는 음식들도 먹고요 다른 무엇보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날이요 형제에게 우애하는 날이요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날이요
영육 간 사회적 약자를
찾아 돌보는 날입니다.





기사등록 : 김영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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