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두(光頭) 에세이, “반소사음수(飯疏食飮水)하고... 낙역재기중의(樂亦在其中矣)니...”
5월 중순(5.16 토) 흐린 날씨지만 ‘남명 조식 선생 발자취를 찾아서’ 길을 나섰다. 경상좌도에는 퇴계 이황이 있고, 경상 우도에는 남명 조식이 있다고 할 만큼 이조시대 영남 사림파의 양대 산맥을 이룬 분 중의 한 분이신 남명 조식 선생을 찾아보는 길이었다. 더구나 남명 조식 선생의 어머님이 우리 ‘인천이씨’라고 하는 자부심도 감출 수 없었기에 꼭 한번은 찾아뵙고 싶은 걸음이었다.
경남 합천(삼가면, 남명선생 태어나신 곳)을 거쳐 지리산 산청군 시천면(남명선생이 제자들을 강학하신 곳, 산천재)까지 왕복 운전에 대략 7시간 정도 소요됐다. 평소 체력관리를 비교적 잘한 탓인지는 모른다. 자화자찬 이지만 별로 피로를 못 느꼈다. 71세의 이 나이에.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모처럼 와이프와 힐링 여행을 통해서 소통할 수 있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나는 남들이야 웃거나 말거나 아직도 공부하고 있다. 하고 싶어서다.나름대로 인생의 마지막 보람과 봉사를 하며 마무리할 수 있기 위한 준비작업이다.이른 바 사이버 강의 사회복지사 2급 자격 취득을 위한 공부이다.재미있다. 힘들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이 또한 건강과도 관계있지만 하루 4~5시간씩 공부하는 데는 전혀 문제없다.젊었을 때 대학 학창시절, 도서관에 앉으면 대개 3시간 정도씩 공부하다 일어서는 버릇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농촌일손돕기 외국인 노동자 수급관계 업무라든가, 내가 하고 싶은 경로식당ㆍ경로카페ㆍ1주일에 하루는 무료식사ㆍ무료 카페로 나이든 나 같은 늙은이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께 값싼 음식대금ㆍ무료식사 그리고 추억과 낭만을 즐기게 하고 싶은 그런 일을 하고 싶다. 늙은이도 멋을 알고 낭만을 즐기고 싶은 것이다. 비록 돈은 몇 푼 없지만 멋진 분위기의 카페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는 것은 삶의 보람이자 멋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어르신들을 모시고 싶은 것이다.
지금 시작한 경농센터(경북농촌일손돕기지원센터) 일이 원만하게 진척되면 농촌도 돕고, 경로식당ㆍ카페도 돕고, 무료식사ㆍ커피에 무료 관광도 보내드리고 싶은 것이다.
오늘 남명 조식 선생의 발자취를 잠간이나마 더듬어 보았던 내 나름의 결론은 이렇다.남명 선생은 임금에게 직소하며 제자들에게 의(義)와 경(敬)을 가르쳤지만, 나 같은 시골 늙은이는 여생을 위에서 말 한 것 같은 사회봉사의 삶, 특히 주위의 나이든 이들을 위해 귀한 쓰임을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이제껏 쥐뿔도 가진 것 없는 무능한 경제력 소유자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남에게 고개 숙이며 살아가는 처지는 면하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작게 먹고 가는 똥 누며 내 뱃장대로 살아가는 것’이다.옛 선비들이 공자의 가르침을 시로 읊었지 않았는가.반소사음수(飯蔬食飮水)하고 곡굉이침지(曲肱而枕之)라도 낙역재기중의(樂亦在其中矣)니
~(비록 작은 소찬으로 먹고 살지만, 팔베개 베고 누워 팔자 좋게 지내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말이다) ~
인생살이가 뭐 별 것인가.
기사등록 : 조은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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