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문화 갤러리 > 수필(에세이)
수필(에세이)

이병학 칼럼, 노블리스 오빌리주 (noblesse oblige)

김영숙기자 0 5816

1a7c71b8272abf024672e048c2b874ca_1639877907_9496.jpg
~ 필자 이병학, 본지 운영위원장 ~


모든 사람이 살기 위해선 6명이 죽어야한다. 그렇다면 누가 죽어야 하는가?

   

14세기 백년전쟁 당시 영국군에게 포위당한 프랑스의 도시 칼레”.

1년 가까이 영국의 거센공격을 막아내지만 더 이상 원병을 기대할 수는 없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속에서 칼레시민들은 영국에 항복을 하게 되고, 칼레의 항복사절단은 영국왕 에드워드 3세에게 항복을 구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요청합니다.

   

점령자인 에드워드3세는 항복의 조건을 제시합니다. “ 항복을 받아 들이고 모든 칼레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겠다. 그러나 그동안 영국에 대한 저항의 대가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한다. 이도시의 시민대표 6명이 교수형을 받아야한다.! ”

   

이소식을 전해듣고 광장에 모인 칼레시민들은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누가 나머지 시민들을 위하여 목숨을 기꺼이 내놓을 것인가. !

칼레 시민들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바로 그때, 천천히 자리에서 한사람이 걸어나옵니다. “내가 그 여섯사람 중 한사람이 되겠소 !” 모든 시민들은 그 사람을 주목합니다. 그 사람은 바로 칼레시의 가장 부자인 외슈타슈 샹피에르였습니다. 그리고 샹피에르는 외칩니다. “! 칼레의 시민들이여 나오라 용기를 가지고 !”

   

그러자 뒤이어 교수형을 자처하는 다섯 사람이 앞으로 서서히 걸어나옵니다. 그사람들은 칼레시 시장, 상인, 법률가, 부유한 귀족들이였습니다. 모두 칼레시에서 재력가이거나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이였습니다. 그렇게 칼레시 시민들을 대신하여 죽음을 당할 6명이 결정됩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점령자의 요구에 따라 이 여섯명은 속옷차림에 목에는 밧줄을 걸고 교수대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러나 이들이 처형되기 직전 이 소식을 들은 임신한 에드워드 3세의 왕비는 왕에게 태어날 아이를 위하여 이들을 살려줄 것을 간곡히 부탁합니다. 왕비를 너무나 사랑했던 왕은 결국 이들을 살려주기로 합니다.

   

이후 이 짧은 이야기는 한 역사가에 의하여 기록되게 되고, 여섯 시민의 용기와 희생정신은 높은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를 말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후 1884년 칼레시 의회는 시를 구한 생 피에르의 기념동상을 건립하기 위해 기금을 모았고, 유명조각가에게 작품을 의뢰했습니다그 조각가는 칼레시를 구한 시민 6명의 거룩한 정신에 경의를 표하며 시민대표들의 전신 조형물을 조각했습니다.

 

이것이 지금도 세계적인 걸작 조각상으로 유명한 로댕의<칼레의 시민>입니다.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 그만큼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직장 생활에서도 지위가 높아지면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으로 부유해지고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질수록 책임감 또한 무겁게 느껴질 때 이 사회는 좀더 건강해 질 것입니다.



이병학




기사등록 : 김영숙기자
# [경북미디어뉴스]의 모든 기사와 사진은 저작권법에 따라 무단전재시 저작권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0 Comments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