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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 에세이 ”내 마음의 무지개“

김영숙기자 0 1291

내 마음의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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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진철 목사, 충남 서천군 화양면 오순교회 담임 ~     

 

현실이 팍팍하고 마음이 심산(心散)해지는 날, 나는 마음속에 간직해 둔 무지개를 꺼내 본다. 홍수 뒤에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보고 노아가 희망을 얻었듯이 나도 가라앉은 희망을 길어 올린다. 그 중에 몇 가지를 소개하면 이런 것이다.

 

 

주보로 비행기 만들어 날린 아이들

주일 아침 어린이 교회학교를 마치고 잠시 전도사실에 앉아 숨을 돌리고 있는데 그날 안내를 맡은 집사님이 급하게 들어왔다주보를 갖다 놓았느냐고 물었다. 내가 일찍 갖다 놓았다고 했더니 집사님은 주보가 몇 장밖에 없다고 했다. 그럴 리가 없다며 같이 본당으로 올라갔다. 정말 주보가 3분의 1 정도만 있었다.

 나는 이상하네를 연발하면서 여기저기를 살펴보았다. 바닥에 종이비행기가 몇 개 떨어져 있었다. 주워서 펴보니 주보였다. 어린이 예배를 마친 아이들이 2층으로 올라와서 주보를 보고 옳다구나싶어 비행기를 접어 2층 창문을 열고 아래로 날린 것이었다. 부랴부랴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교회 마당에 여기저기 널려 있는 종이비행기를 주워 펴서 손으로 눌러 봤지만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렇게 쓸 수밖에, 나는 혼자 말로 이 나쁜 놈들, 그 신나는 일을 저들끼리만 하다니 나를 불렀어야지, 내가 비행기를 얼마나 잘 접는데, 그리고 곡예비행을 하도록 잘 날리는데. 고얀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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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전화번호?

아이들에게 성경 권수를 외우게 하려고 구약 39, 신약 27 천체 66해서 하나님의 전화번호는 66-3927이라고 가르쳐주었다. 다음 주일 날 아이 하나가 손을 들고 질문했다. 하나님 전화번호가 66-3927이 맞느냐고 물었다. 나는 깊은 생각 없이 맞는다고 했다아이가 말했다. 집에 가서 그 번호로 전화해보니 외국 사람이 뭐라고 쏼라쏼라 하더라고 이상하다고 했다. 나는 그제야 그 말을 알아들었다. 집에 가서 실제로 그 번호로 전화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나는 대답할 말도 못 찾았고 무안해서 그냥 크게 웃었다. 아이들도 따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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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들레헴의 별

어느 해 성탄절 새벽송에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따라가면 안 되느냐고 물어서 가자고 했다. 데리고 가다가 베들레헴의 별에 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성탄의 밤에 보이는 가장 큰 별이 베들레헴의 별인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했다. 아이는 하늘을 쳐다보더니 어둠에도 눈이 빛나는 것이 보였다. 성탄절에 아이는 거금(?)을 헌금했다. 나는 그 아이가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모르지만, 하나님께 정말 간절히 아이의 소원을 이루어 달라고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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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짓과 폭력적인 말에 현실이 너무 혼탁하다. 가을이다. 하늘처럼 파란 어린이 마음이 그립다.




기사등록 : 김영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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