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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에세이)

김진철에세이 "다시 성탄을 기다리며."

김영숙기자 0 961

다시 성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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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진철 목사, 충남 서천군 화양면 오순교회 담임 ~  


어젯밤부터 시작된 눈이

오늘 온 것만으로도 넉넉한데

내일까지 온답니다.

눈을 보는 것은 즐거운데

치우는 것과 다니는 것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것을 보니

나이 탓인가 봅니다.

핫초코가 먹고 싶어

나갔더니 온통 눈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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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끊임없이 기다릴 것을 찾습니다

한겨울에는 봄을

봄에는 꽃이 피는 것을

한여름에는 모처럼 찾아올 휴가를

가을에는 먹음직스러운 빛으로 익어가는 열매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꽃도 잎도 다져서 아무것도 없는

초겨울에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립니다.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에는 불빛이 드리워지고

쉼 없이 달려온 이들은

그제야 행복과 소망을

사랑과 감사를 이야기하지요

크리스마스가 없었다면

이 겨울은 얼마나 삭막하고 길게 느껴졌을까요.

해는 저물고 우리는 불을 밝힙니다.

하루의 고단한 삶이 끝나고

석양을 받으며 돌아오는 길에

이런 여유와 달콤한 멘트를 들으면

가벼운 설레임과 기대가 돌아오겠지요.

그래서 안동역에서

눈사람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판타지를 노래하는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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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시 성탄을 기다리는 것은

전쟁과 살육과 차별과 혐오와 파괴의 광기가

일상처럼 진행되는 죽임의 현실

성장과 성공의 이름으로 덮을 수 없는

추악한 우리의 탐욕과

끝을 알 수 없는 거짓과 위선을 들추고

갈아엎을

그리스도의 검과 평화가 간절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평화가 이곳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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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 김영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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